정부 “10대 백신 접종 강력 권고” 확진자 늘자 방역 고삐

중앙선데이

입력 2021.11.13 00:21

업데이트 2021.11.13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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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2호 01면

방역 당국이 소아·청소년에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고한다고 밝혔다. ‘자율적 선택’을 중시하던 기존의 권고에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12일  “청소년 예방접종은 감염 위험성과 학업 손실 등 여러 이유를 고려할 때 접종 이익이 더 크다”며 “(그간) 자율적 선택이 부각됐으나 최근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늘고 있어 예방접종을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 통제관은 “현재 의료기관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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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집계된 12~17세 청소년 백신 1차 접종률은 30.5%로 나타났다. 접종 완료율은 4.8%다. 접종 속도가 좀처럼 붙질 않다 보니 청소년 확진자는 증가 추세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일주일 동안 전국에서 학생 2339명이 확진됐다. 하루 평균 334명꼴이다. 이달 첫째주 기준으로 전체 확진자 중 18세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22.6%에 달한다.

백신 접종을 놓고 청소년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두 자녀(15세, 12세)를 둔 조민정(가명·48)씨는 자녀의 감염이 우려되지만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조씨는 “두 아이 모두 사춘기 딸이다 보니 생리불순 등 호르몬에 영향을 줄까봐 조심스럽다”며 “10대는 위중증으로 갈 확률이 적다고 해 일단은 맞게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오는 18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은 더욱 크다. 고3 학부모 이모씨는 “아이뿐 아니라 가족 모두 모임이나 외출을 거의 안 하고 있다”며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생도 접종하는 것을 권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학생들은 가정·학교에서 2차 감염이 많은 편이라 부모가 돌파 감염이 될 수 있다”며 “1차 접종에서는 (주요 이상 반응으로 꼽히는) 심근염 부작용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1차 접종은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정부가 10대 접종과 관련한 자세한 데이터를 발표해 학부모를 안심시키는 한편, 심근염 등에 대한 부작용 지원 대책 등을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능 일주일 앞두고 전국 고교 전면 원격 수업 … 감염 위험 낮추고 방역 점검

12일 광주 운암동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광주 운암동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부모가 백신의 위험성을 우려하면서도 접종을 고민하는 이유는 앞으로 등교 등에 있어 불이익을 볼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학생 자녀를 둔 박창훈(가명·52)씨는 “정부만 놓고 보더라도 불과 얼마 전까진 자율성에 맡긴다더니 이제 강력하게 권고하고 나선 걸 보면 언제 또 말을 바꿀지 모른다”며 “코로나 19로 인해 가장 중요한 시기에 학습 공백이 컸던터라 정상 등교가 이어지길 바라는 상황에서 혹여 학교·학원 등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미접종자에게만 불이익을 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 30세 미만 남성에 대해 모더나 접종을 중단한 것도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다. 프랑스 통계에 따르면 12~29세 남성 중 모더나 백신 접종자 10만 명당 13.3건의 심근염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의 경우 10만 명당 2.7건으로 5분의 1 수준이다. 현재 유럽에선 지난 7월부터 모더나 백신의 청소년 접종을 시작했다. 그러나 핀란드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는 30세 이하 남성에 대한 모더나 접종을 중단한 상태다. 국내에서 모더나 1차 접종자는 663만 명에 이른다. 접종 후 심근염 및 심낭염 발생 사례 40건 가운데 10대 접종자는 아직 없다.

10대들은 백신 안정성 등을 이유로 접종을 기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학생 아들을 둔 이모(44)씨는 “아이가 백신 접종이 위험하다고 친구들과 얘기하고는 서로 안 맞기로 한 것 같다”며 “판단을 존중해 접종을 강제하지 않는 대신 접종 때 이득 등을 설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예방접종의 사회적 편익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한 맘 카페에는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아이들 백신 접종을 했다” “언제라도 맞긴 맞아야 하고 학교생활에 필요해 백신을 맞췄다” 등과 같은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학교·학원을 맘 편히 보내기 위해 아이들이 백신을 맞기로 결정했다”는 글도 있었다.

전국 2378개 고등학교는 수능 일주일 전인 11일부터 전면 원격 수업에 들어갔다. 학생들의 감염 위험을 낮추고, 시험장으로 쓰일 교실의 방역 점검을 위한 조치다. 원격 수업에 앞서 자체적으로 고3 등교를 중단한 학교도 적지 않다. 교육부는 코로나19에 걸리거나 자가격리 된 고3이 수능에 응시할 수 있도록 병원 등에 별도 시험장을 마련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병상에서 시험을 봐야 하는 고3 확진자가 66명이다.

수능 다음 주인 22일부터 수도권 전면 등교 시행을 예고한 교육부는 감염 확산이 심상치 않자 고심하고 있다. 이날 6개 교원단체와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학생에 대한 접종 권고 여부를 논의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0일 “학생들의 백신 접종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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