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알 장전도 못해, 칫솔도 챙겨줘야" 軍훈련소 조교 열받았다

최근 군 훈련소에서 사격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아 훈련병들이 탄알 장전조차 하지 못하고, 조교들이 샤워·식사는 물론 칫솔 등 비품까지 챙겨줘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육군훈련소 조교의 주장이 나왔다.

9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이하 육대전)'에 따르면 자신을 2X연대 조교로 근무 중인 병사라고 밝힌 A씨는 "요즘 우리 교육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너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그러면서 "요즘 훈련소의 중점은 교육이 아닌 절대 방역이다. 사격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세열수류탄 훈련은 거의 없어지는 추세"라며 "훈련병들이 사격장을 나가기 전에 사격술훈련을 받기는 하나, 그 교육이 매우 부족해 사격장에서 몹시 어려움을 겪는 훈련병들이 대다수"라고 덧붙였다.

"세열수류탄 훈련은 거의 없어지는 추세"

이어 "사격장에서 사로 통제를 하는 조교들 입장에서는 탄알 장전조차 할 줄 모르는 훈련병들을 계속 보고 있으면 답답함이 느껴지는 게 당연하다"며 훈련병 실수로 총기 기능이 빈번하다고 했다. 그는 또 "조교들이 화를 내면 교육대장이 '조교들이 왜 이렇게 경험이 부족하냐' '인내심을 길러라' 등 조교 탓을 하기 바쁘다"고 호소했다.

A씨는 또 코로나19로 훈련병 배식이 생활관에서 이뤄져, 조교 등 병사들이 식사추진부터 설거지까지 진행하고 퇴근하면 오후 7시가 넘는 게 기본이라며 "밥 먹을 시간도 자리도 없어 배식이 끝나면 그 자리에서 쪼그려 앉아 남은 반찬들을 먹는다"고 열악한 환경을 지적하기도 했다.

"모든 책임 겨우 병사인 조교들에게 넘겨" 

그러면서 "훈련병들이 모자란다고 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바로 조치를 해주지만, 조교들은 신경조차 잘 써주지 않는다"며 "훈련병들이 세면 세족 후 칫솔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엔 조교들에게 '훈련병이 칫솔을 잃어버리면 하나 새로 사주던가, 다음 기수 훈련병들에게 줄 칫솔을 당겨서 사용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대장이) 정말 무책임하고, 모든 책임을 겨우 병사인 조교들에게 넘기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며 "조교들은 코로나19 이후 면회·외출·외박도 못 했고, 휴가도 많이 제한돼 대부분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 조금 더 환경이 나아졌으면 한다"고 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