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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얼굴에 큰발 날린 그놈…요양하러 갔던 '공포의 별장'

중앙일보

입력

자신의 별장에 침입한 흑곰에게 공격을 받았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여성의 인터뷰 모습. [CNN 트위터 캡처]

자신의 별장에 침입한 흑곰에게 공격을 받았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여성의 인터뷰 모습. [CNN 트위터 캡처]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관광 명소인 타호(Tahoe) 호수 인근 별장. 66세의 은퇴 의사인 로렐-로즈 폰 호프만-커츠는 아침부터 아래층에서 들리는 쿵쿵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깼다. 처음에는 아들이 내는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계단을 내려가 보니 커다란 흑곰 한 마리가 냉동고 속 음식을 뒤지고 있었다. 그녀와 눈이 마주친 곰은 삽시간에 공격해왔다. 이 여성은 과연 어떻게 됐을까.

6일 미국 CNN방송이 아찔한 사건의 전모를 전했다. 이에 따르면 여성은 온몸에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지만, 목숨엔 이상 없었다. 다만 그가 암 투병 환자라는 점에서 예후를 면밀히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로렐-로즈 폰 호프만-커츠는 CNN에 "모든 상황이 너무 빠르게 일어나 곰이 공격하는 것을 제대로 보진 못했다"면서 "큰 발이 얼굴 앞으로 날아온 것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흑곰은 첫 번째 공격 이후에도 두 차례에 걸쳐 덤볐다고 한다. 여성은 고함을 치면서 주변에 있는 물건을 집어 던지고 저항했다. 그러던 중 남편과 아들이 방에서 나오자 곰은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캘리포니아 흑곰의 모습(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사진 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부]

캘리포니아 흑곰의 모습(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사진 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부]

아들의 신고를 받은 구조대가 10분도 안 돼 도착했고 여성은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다. 얼굴을 비롯해 목과 팔등에 긁힌 상처가 있었고 왼쪽 가슴 근처에서는 물린 자국도 발견됐다. 특히 복부에는 비장이 파열된 것으로 우려되는 깊은 상처가 발견됐다.

상황이 더 긴박했던 것은 로렐-로즈 폰 호프만-커츠가 림프종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단 사실 때문이었다. 그는 원래 가족들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오린다에 살고 있다가 암 치유 및 휴식을 위해 한적한 별장에 들르곤 했었다. 그러던 중 난데없이 흑곰의 습격을 당한 것이다. 의료진은 면역력 저하에 따른 감염과 염증을 예방하기 위해 그에게 항생제를 투여했다.

캘리포니아 어류 및 야생동물관리국장은 로렐-로즈 폰 호프만-커츠의 상처와 별장에서 곰의 DNA 샘플을 채취했고 곰을 잡기 위해 별장에 덫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곰이 포획되면 DNA 정보를 확인해 사고를 일으킨 곰으로 확인되면 안락사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는 2만5000마리 이상의 흑곰이 사는 것으로 추정되며, 성체 암컷의 몸무게는 최대 200파운드(약 90㎏), 수컷은 최대 350파운드(약 15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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