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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화웨이 시대, 中 휴대폰 시장 거머쥘 기업은?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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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형 리서치 기관들은 올해 3분기 중국 시장 점유율과 스마트폰 개발 동향을 발표했다. 분석 기관의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결론적으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하락세에 진입했음을 알 수 있다.

반도체와 같은 부품 공급 부족, 소비 위축, 늘어난 스마트폰 교체 주기 등이 시장 침체의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월 대비 3% 증가한 7650만 대를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B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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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루웨이빙(卢伟冰) 총재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하향세에 진입했다며 기업들은 시장 게임의 룰을 연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장의 흐름과 점유율은 새로운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화웨이의 부진이다. 미국 제재로 5G 전용 반도체를 구하지 못하자 신제품은 모두 4G 모델로만 출시해야만 했다. 화웨이는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OS 출시 등 해법을 내놓았지만, 스마트폰 사업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화웨이는 중국 시장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럼 화웨이를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한 기업은 어디일까.  

2021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Counterpoint research

2021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Counterpoint research

① 내실 다져 3분기 연속 정상에 오른 비보(Vivo)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비보는 23%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2021년 3분기 시장 1위를 수성했다. 비보는 이로써 중국 시장 점유율 부문에서 3분기 연속 1위를 차지하게 됐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출하량은 300만 대 이상 늘렸고, 점유율도 18%에서 5% 포인트 끌어올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비보가 1위를 수성한 근원은 무얼까.

최근 2년간 비보는 핵심 기술 및 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올 상반기에만 'S10/S10 pro', 'Y31', 'Y5220' 등 20개의 신제품을 쏟아내며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또 비보는 모태인 BBK(步步高·부부가오) 그룹의 유통망을 활용한다. BBK는 글로벌 반도체 구매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곳으로, 해당 그룹의 강력한 공급망을 통해 스마트폰 칩셋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비보는 5G 시장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스트래티지어낼리틱스(SA)에 따르면 비보는 2분기 안드로이드 기반 5G폰 시장에서 점유율 18.5%로 샤오미(25.7%)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태평양 5G폰 시장에선 점유율 20%로 1위에 올랐다.

2019~2021 비보, 오포, 화웨이, 샤오미, 애플 아너의 출하량 비교. 20년 3분기 화웨이의 출하량은 급감한 것을 볼 수 있다. ⓒcanalys

2019~2021 비보, 오포, 화웨이, 샤오미, 애플 아너의 출하량 비교. 20년 3분기 화웨이의 출하량은 급감한 것을 볼 수 있다. ⓒcanalys

② 안정되면서도 변화 추구하는 오포(OPPO)

오포는 20%의 점유율로 올 3분기 시장 2위를 차지했다. 오포의 3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오포는 지난 6월 모기업인 BBK 계열사의 원플러스와의 합병을 통해 연구개발 규모를 늘렸으며, 새로 출시한 '르노6', '오포A55'가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오포 르노 6. ⓒoppo

오포 르노 6. ⓒoppo

오포는 자체 스마트폰용 칩셋 개발에 나서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오는 2023년 생산을 목표로 자사의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탑재할 칩을 개발 중이다. 오포는 칩 개발을 위해 미디어텍, 퀄컴 등에서 인공지능 전문가를 영입했다.

오포는 칩셋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카메라용 이미지처리프로세서(ISP)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③ 점입가경, 아너(Honor) 

화웨이의 추락과 동시에 화웨이로부터 독립한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가 부활했다. 아너는 이번 3분기 시장에서 샤오미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섬과 동시에 3·4분기 중국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였다.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96% 늘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한때 중국 시장에서 3%라는 낮은 점유율을 기록했던 아너는 유통 채널부터 연구 개발까지 혁신을 꾀했고 중고가 5G 폰인 '아너50'를 출시했다. 해당 모델은 빠르게 상위권 모델에 오르며 중국 시장 점유율을 16.2%까지 끌어올렸다. 향후 프리미엄 모델인 '매직3'가 출시되면 선택지가 훨씬 다양해질 전망이다.

아너 50. ⓒjonPorty

아너 50. ⓒjonPorty

④ 끝없는 도전, 샤오미(小米)

올해는 샤오미에 매우 도전적인 해다. 샤오미의 하이엔드 제품 출시 2년 차이자 오프라인 채널의 급속한 확장의 해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말 샤오미는 중국 2200개 이상의 현 80%에 샤오미 오프라인 매장(미홈·MI Home)을 확장했으며, 선전시 1만 번째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다. 샤오미는 내년까지 중국 모든 현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선전에 오픈한 1만번째 샤오미 오프라인 매장. ⓒ레이쥔 트위터

중국 선전에 오픈한 1만번째 샤오미 오프라인 매장. ⓒ레이쥔 트위터

그러나 올해 샤오미의 성과는 부진한 편이다. 샤오미는 올해 3분기 시장에서 14%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전년 대비 14% 하락한 4위를 기록했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해당 실적을 발표함과 동시에 샤오미 휴대폰을 3년 안에 세계 1위로 만들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⑤ 왕좌는 나의 것, 애플 (Apple)

중국 시장에서 애플은 점유율 13%를 기록하며 5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가 고가 제품을 출시하며 애플의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애플은 여전히 소프트웨어계의 최강자다. 화웨이 소비자업무 CEO 위청둥(余承東) 역시 “넘어진 화웨이, 배부른 애플”이라는 제목의 글을 퍼 나르기 하면서 “화웨이 제재 이후 중국의 하이엔드 시장 점유율이 애플에 넘어갔다”고 밝혔을 정도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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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새로 출시한 아이폰 13시리즈 가격을 지난 시리즈와 동일하게 책정하고 안드로이드 모델과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애플의 최신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중화권에서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성장한 146억 달러(약 17조 14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수치로 미국 20%, 유럽 23%보다 월등히 높은 상승 폭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선임 애널리스트인 이반 램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상대적으로 약 6% 성장률을 보이기 때문에 중국에서의 애플 실적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고 풀이했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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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시장의 확장과 공급망 불안정, 차기 거물의 등장 등 불확실한 시장의 흐름 속에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다. 과연 포스트 화웨이는 누가 차지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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