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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기업의 고향” 중국보다 독일에서 더 유명한 이 도시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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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보다 독일에서 더 유명한 중국 도시가 있다. 장쑤(江蘇)성 타이창(太倉)이 그곳이다. 중국 경제 수도 상하이 홍차오 공항에서 35km 떨어진 이곳 면적은 620㎢로, 상주인구가 약 83만 명인 비교적 작은 도시다.

그러나 1인당 평균 국내총생산(GDP)은 2018년 기준 17만 4200위안(약 2927만 원)으로 상하이(13만 5000만 위안)는 물론 수도인 베이징(13만 9700위안)보다 많다.

장쑤성 타이창시ⓒ바이두백과

장쑤성 타이창시ⓒ바이두백과

상하이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 창강(長江·장강)에서 물동량 1위 항구인 타이창항을 보유하고 있는 덕도 있지만, 독일이라는 나라가 타이창에 미친 영향도 크다.

현재 타이창 시엔 중국 내 독일 기업의 10%에 가까운 약 400여 개의 기업이 있다. 그중 약 50개 기업은 글로벌 영향력이 있는 “히든 챔피언”(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특정 분야에서 세계를 석권하고 있는 기업) 기업이다. 2016년부턴 타이창에 독일 센터가 입주해 자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돕고 있다.

장쑤성 타이창에 위치한 케른-리버스 공장. ⓒ케른-리버스

장쑤성 타이창에 위치한 케른-리버스 공장. ⓒ케른-리버스

시골 GDP 끌어올린 독일의 히든 챔피언

1993년, 스프링계의 히든 챔피언 케른-리버스(Kern-Liebers)가 타이창시에 둥지를 틀며 독일 기업의 이주가 시작됐다. 케른-리버스는 자동차 안전벨트 스프링 등의 혁신적인 기술로 전 세계 40개국에 진출하며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마티아스 뮬러 타이창 독일 센터장은 “1993년 처음 독일 기업이 타이창에 자리 잡은 이후 중국의 경제 성장에 따라 독일 기업의 진출도 늘었다”며 “상하이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고, 인프라 측면에서 기업들이 투자하기 매력 있는 도시”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및 산업 기계용 정밀 부품과 시스템 공급업체인 셰플러그룹(Schaeffler Group), 독일의 자동화 선도 기업 피닉스 컨택트(Phoenix Contact), 자동차 부품회사 브로제(Brose), 생명과학 제품 및 공산품 포장 솔루션의 제조기업 멀티박(Multivac) 등 독일의 히든챔피언 기업 모두 타이창에 모여있다.

타이창에 있는 셰플러 공장. 셰플러는 자동차 및 산업 기계용 정밀 부품과 시스템 공급업체다. ⓒ뉴욕 타임스

타이창에 있는 셰플러 공장. 셰플러는 자동차 및 산업 기계용 정밀 부품과 시스템 공급업체다. ⓒ뉴욕 타임스

타이창에 모인 독일 기업들은 주로 정밀 제조 분야의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로 자동차, 신에너지 차의 핵심 부품 산업을 담당한다.

이들 독일 기업의 연간 산업 생산량은 500억 달러를 훌쩍 넘기며 타이창에서 300개 이상의 지역 민간 기업을 육성했다. 그 결과 타이창은 GDP 1000억 위안을 넘기며 「2021 중국 현급 경제 100강 연구(中国县域经济百强研究)」에서 7위에 올랐다.

중국 타이창에 있는 한 독일 레스토랑. ⓒ뉴욕 타임스

중국 타이창에 있는 한 독일 레스토랑. ⓒ뉴욕 타임스

독일 ‘교육 제도’도 한몫해

독일은 “이론은 학교에서, 실무는 혁신기업에서 배우는” 방식인 ‘이원제’ 직업 교육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의무교육을 마친 만 16세를 대상으로 3년 6개월 동안 1주일에 3~4일은 수습생으로 현장실습을 하고 1~2일은 직업학교에서 이론수업을 진행한다. 수료 후 졸업시험을 통과하면 350여 개 직종별로 자격을 취득한다. 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고 교육생은 안정적인 취업 기회를 가지는 구조다.

ⓒ신화통신

ⓒ신화통신

타이창에 처음 정착한 케른-리버스 설립자 휴고 케른(Hugo Kern)은 독일의 이원제 교육 제도를 타이창에 도입했다.

2001년 중국·독일 정부의 추진으로 타이창은 이원제를 바탕으로 한 중국 내 첫 독일계 기업 전문 인력 양성소(DAWT)를 설립했다. 산업과 교육의 통합과 함께 학교-기업 간 협력을 촉진하며 이곳에서 훈련받은 학생들은 타이창에 위치한 독일 기업으로 취업하게 된다.

현재 타이창엔 20여 개의 이원제 전문 인력 훈련소가 있으며 1만 명 이상의 전문 기술 인재를 양성했다. 케른-리버스 공장 노동자는 약 900여 명으로, 이 중 12%가량의 노동자가 이원제 교육 훈련을 받았다. 해당 훈련을 받은 이들의 월급은 평균 7~8천 위안에 이른다.

ⓒ바이두

ⓒ바이두

타이창은 세계 2위와 4위 경제 대국 간의 깊은 유대 관계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어떤 이들은 독일 지역의 이름을 따서 "리틀 슈바벤(Swabia)" 혹은 “독일 기업의 고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독일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이 성장할 여지가 큰 시장이라고 말한다. 타이 창에 공장이 있는 자동차·항공우주산업 공작 기계 제조업체 키론(Chiron)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바네사는 “팬데믹에서 중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다른 나라의 판매 감소를 상쇄할 수 있었다”며 “유럽이 여전히 키론의 가장 큰 시장이지만 가장 중요한 성장 시장은 중국”이라고 뉴욕타임스에 전했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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