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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에도 8회에도 '대타' 없었다…한 끗 차이로 1위 놓친 삼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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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KT와의 1위 결정전을 패한 허삼영 삼성 감독이 경기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31일 KT와의 1위 결정전을 패한 허삼영 삼성 감독이 경기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승부처에서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삼성이 1위 결정전을 패해 6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삼성은 31일 홈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와 1위 결정전(타이브레이크)을 0-1로 패했다. 두 팀은 전날 열린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76승 9무 59패(승률 0.563)로 동률을 이뤄 1위를 가리는 단판 승부를 진행했다.

상대 전적(9승 1무 6패)에서 앞선 삼성은 홈구장의 이점을 안고 경기를 뛰었다. 선발 원태인의 호투에 힘입어 5회까지 0-0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하지만 6회 초 2사 1, 3루에서 나온 강백호의 결승타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릎 꿇었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삼성은 7회 말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구자욱이 볼넷으로 골라 나간 뒤 오재일의 우익수 플라이가 상대 실책으로 연결돼 1사 3루가 됐다. KT 우익수 제라드 호잉의 글러브를 맞고 타구가 튀어나오는 행운이 따랐다. 2루까지 뛰던 오재일은 아웃됐지만, 구자욱이 3루까지 진루했다.

삼성은 호세 피렐라의 볼넷 이후 강민호가 내야 플라이로 아웃돼 2사 1, 3루에서 이원석의 타순이 돌아왔다. 대타 타이밍으로 보였다. 이원석은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10경기 타율이 0.133(30타수 4안타)로 낮았다. 쿠에바스를 상대해선 앞선 두 타석에서 삼진과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시즌 쿠에바스 상대 전적은 8타수 1안타(타율 0.125)까지 악화했다. 수비 포지션(3루)을 고려하면 최영진의 대타가 가능했지만, 허삼영 삼성 감독은 이원석을 밀고 갔고 삼진으로 찬스가 무산됐다.

허삼영 감독은 8회 말 1사 1루에서도 오선진을 교체하지 않았다. 오선진은 앞선 두 타석이 모두 삼진. 하위 타선이라는 걸 고려하면 김동엽, 김호재 등이 대타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교체 없이 오선진을 세웠고 2루 땅볼로 아웃됐다. 선수 기용은 결과론이지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삼성은 올 시즌 대타 기용이 139회로 적다. 최하위 한화(105회)에 겨우 앞선 리그 9위. 리그 평균(178회)과의 차이도 꽤 크다. 그뿐만 아니라 대주자 기용도 93회로 최저 8위다. 경기 중 선수 교체가 거의 없다는 의미다. 다양한 작전과 전략이 교차하는 포스트시즌에서 삼성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흥미로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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