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우린 지구온난화로 죽는다’

중앙일보

입력 2021.10.18 22:00

업데이트 2021.10.18 22:12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해 3월 벨기에 브리셸의 한 시위에서 발언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해 3월 벨기에 브리셸의 한 시위에서 발언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탄소중립위,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

기후변화 심각성에 UN압력도 상승

1. 온실가스배출량을 2030년까지 40% 감축해야 합니다. 너무 큰 이슈라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지만..매우 중요한 뉴스입니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가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차 전체회의를 열고 이렇게 확정했습니다. 기존 목표는 2018년 대비 26.3% 감축이었는데..이를 40%까지 올린 겁니다. 2050년엔 100% 감축목표입니다.

2. 대통령은 이 감축목표를 11월초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UN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 보고해야 합니다. 이번 총회는 지구온난화에 전세계가 공동대응하는 중요한 회의입니다.

총회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른 것입니다. 목표는 전세계적으로 2050년까지 온실가스배출을‘제로(0)’로 만드는 겁니다. 그래야 지구의 온도를 산업혁명(대략 1850년) 당시와 비교해 ‘섭씨 2도 상승’선에서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온도는 이미 1.2도 정도 상승한 상황이며, 2030년쯤 되면 1.5도까지 올라갑니다.

3. 총회는 이런 큰 목표에 따라 협약에 서명한 190여개국에게 자발적인‘온실가스 감축계획’을 내놓으라고 했습니다.
우리나라가 2015년 내놓은 26.3%는 너무 미비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두번째로 열리는 이번 총회에선 더 의욕적인 목표치를 내놓아야 합니다. 2030년까지 40% 감축은 유럽선진국들에 비해선 아직 약한 수준입니다.

4. 우리 입장에선 40% 감축도 지난한 과제입니다.
석탄발전을 완전중단해야 합니다. 가스발전도 거의 불가능합니다. 현재 발전량의 절반을 탄소배출 없는 발전으로 바꿔야 합니다. 원자력발전을 하지 않는다면..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하는데..돈도 돈이지만 전력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입니다.

제철소도 석탄을 사용하지 못합니다. 수소를 이용하는 제철기술로 대체한다는데..기술 자체가 아직 실험단계일뿐 아니라 비용도 30-40조가 들어갑니다.

5. 하지만 피해갈 수 없습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세계적 위기감이 심각합니다.

유럽과 미국 등에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킨 계기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청소년들의 ‘기후파업’입니다. 학생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어른들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하면서 동맹파업을 했습니다. 계기는 2018년 스웨덴 15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1인 시위였습니다. 매주 금요일 학교 대신 의회로 찾아가 피켓시위를 했습니다.

6.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금요일은 미래를 위해 시위하는 날(Friday for Future)’이 되었습니다. 구호가 애절합니다.

‘당신은 늙어 죽지만, 우리는 기후변화로 죽는다.(You’ll die of old age, I’ll die of climate change.)’

아이들은 어른들의 무관심에 자신들의 삶이 파괴된다며..투표권을 16세로 낮춰달라고 요구했습니다.

7. 두번째 계기는 올해 더 심해진 이상기후현상입니다.
녹색당의 고향 독일에서 전례없는 대홍수로 1백여명이 숨졌고, 시베리아의 동토 툰드라가 섭씨 38도까지 올라가면서 산불이 여름내 계속됐습니다.
유럽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이..지구온난화가 ‘인간 탓’임을 입증한 과학자에게 돌아간 것도 우연은 아닙니다.

8. 문제는 돈입니다.
탄소배출을 줄이기위해선 값싼 화석연료 대신 비싼 에너지를 사용해야 합니다. 선진국들이 후진국들에게 지원을 해야 하는데..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습니다. 트럼프는 아예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해버렸습니다. 물론 바이든이 취임 첫날 협약에 복귀했지만..

9. 중국이 가장 문제입니다.
미국보다 두 배나 많은 탄소를 배출합니다. 특히 전체 에너지의 절반을 가장 심각한 오염원인 석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한창 성장중인 국가로서 선진국과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데 거부감이 강합니다. 시진핑은 ‘탄소제로’를 파리협약이 요구하는 2050년이 아니라 206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나름 의욕치를 내놓지만 실현가능성은 회의적입니다.

10.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는 UN차원의 온실가스감축 압력은 점점 강해질 겁니다.
이런 사정을 알기에 정부는 감축목표를 40%까지 올린 겁니다. 그 과정이 급하고 일방적이라..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재계와의 협의도 부족했습니다. 11월 총회 보고 이후 구체적 실천방안에 대한 민관협력이 긴밀해야 합니다. 특히 에너지 관련 탈원전 재검토 필요합니다.
〈칼럼니스트〉
20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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