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오징어게임..넷플릭스 제국의 승리

중앙일보

입력 2021.10.17 22:44

업데이트 2021.10.17 22:53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오징어게임' 한 장면.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한 장면. [넷플릭스]

253억원 투자, 1조 벌어간 넷플릭스

20년 정책투자한 정부, 제값 챙겨야

1. 온통 ‘오징어 게임’뉴스입니다. 가장 주목되는 뉴스는..역시 돈..넷플릭스 직원이 폭로한 대외비 문서입니다.
블룸버그 1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넷플릭스는 제작비 253억원을 투자해 1조원을 벌었다고 합니다. 9월17일 공개 이후 전세계에서 1억3200만명이 봤으며, 그 중 66%가 마지막9화까지 정주행했답니다.

2. 일부에선 ‘K콘텐츠의 승리’라고 합니다만..마냥 기뻐해야할 일은 아닙니다.
한국 드라마가 세계적 인기를 끈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실제 돈은 모두 넷플릭스가 가져갑니다. 한국은 제작만 맡는 프로덕션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드라마를 유통하고 수금하는 건 넷플릭스입니다. 저작권도 넷플릭스에 있습니다.

3. 넷플릭스가 한국드라마에 투자한 것은 ‘K드라마의 우수성’외에 두 가지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제작비가 쌉니다. 미국 헐리우드에 비해 10분의 1에 불과합니다. 오징어게임 회당 제작비가 28억원.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크라운’ 제작비는 회당 119억입니다. 디즈니 마블리시즈 회당제작비는 300억이나 된답니다.

4. 둘째, 넷플릭스의 ‘세계시장 확장전략’입니다.
넷플릭스는 전세계를 상대로 하는 엔터테인먼트 제국입니다. 미국이나 영어권은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입니다. 비영어권으로 시장을 넓혀가야 합니다. 비영어권 작품이 더 효과적입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 콘텐츠는 이미 비영어권에서 통하는 ‘한류’이기에 딱입니다.

5. 한국드라마 제작자들 입장에서 넷플릭스는 고마운 투자자입니다. 크게 두 가지 면에서..

첫째, 넷플릭스가 제작비를 넉넉하게 줍니다. 오징어게임 회당 제작비 28억은 할리우드에선 소액이지만..국내에선 거액입니다. 펜트하우스가 회당 6억원이랍니다. 넥플릭스는 제작실비에 통상 10-20%를 수익으로 얹어준다고 합니다.

6. 둘째, 전세계에 순식간에 뿌려줍니다.
거대한 플랫폼인 넷플릭스는 인터넷으로 전세계 83개국에 동시에 개봉합니다. 오징어게임 감독이나 주인공은 순식간에 세계적 스타가 됩니다. 전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장악한 넷플릭스에 올라탄다는 것은..창작자 입장에선 최고의 기회입니다.

7. 따라서 넷플릭스는 앞으로 한국드라마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겁니다.

지난 8월까지 실적이 부실했던 넥플릭스는 오징어게임 덕분에 주가가 7%나 올랐습니다. 올초 한국드라마 제작에 5천억 투자한다고 했는데..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8. 선두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도 한국드라마 투자에 나설 겁니다.
11월12일 국내 서비스 출시를 앞둔 디즈니플러스도 지난주 ‘한국콘텐츠에 대규모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업체 사이에서 ‘한국콘텐츠 확보경쟁’이 불붙었습니다.

9. 전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건..여전히 미국입니다.
압도적 선두주자 넷플릭스는 물론 전통강자 디즈니, 신흥강자 아마존과 애플까지..전부 미국의 거대기업, 세상을 지배하는 제국들입니다. 이들을 외면하고는 살 수 없는 세상입니다.

10. 한국정부가 문화콘텐츠를 육성하겠다는 의지에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란 전담기구를 만든 것이 2001년입니다.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20년간 국가 차원의 투자를 해왔습니다. 이제 그 결실이 익어가는 시점에서..K콘텐츠 값어치를 제대로 받고 있는지, 왜 통신망 사용료는 못받고 있는지..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202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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