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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깃집 사장 “8인 회식 기대” 호프집 주인 “벌써 예약 3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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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음식 재료를 더 준비하고, 직원들 근무시간도 늘리려 하고 있어요”

17일 오후 1시쯤 서울시 마포구의 한 고깃집. 사장 송모(39)씨는 단계적 일상회복을 앞둔 ‘마지막 거리두기’ 소식에 분주했다. 홀로 식당에 출근한 송씨는 고기를 다듬으며 저녁 장사와 다음주 영업 준비에 나섰다. 그는 “우리 식당은 주변 직장인들이 많아 20~30명 규모의 단체 예약이 많은 곳이었다. 1년간 타격이 컸는데 거리두기가 완화되니 소규모 8인 회식이라도 있을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재료는 2~3일 정도 쓸 수 있는 양인데 다음 주 상황에 따라 주문을 늘리고, 근무시간을 줄였던 직원들의 근무시간과 일수도 늘리려고 한다”고 했다.

18일부터 시행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 조정안에 자영업자와 시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 기준 최대 8명까지 사적모임 가능 인원이 늘어나면서다. 18일 0시부터 식당이나 카페는 물론 다중이용시설에서 백신 미접종자는 4명까지, 백신 접종 완료자와 함께라면 최대 8명이 만날 수 있다. 이번 거리두기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마지막 거리두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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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대문구에서 6년째 호프집을 운영하는 40대 전모씨는 “마지막 거리두기가 될 수 있다는 소식에 가슴이 뭉클했다. 1년 넘게 영업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어색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새 거리두기 발표 후 예약이 3건 잡혔다”며 “단골손님들이 ‘사장님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고 연락이 와 꿈만 같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그는 테이블에 고정해둔 아크릴 비말 가림판을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손을 봤다. 최대 8명의 단체 손님을 언제든 받기 위해서다.

시민들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직장인 김모(30)씨는 “‘코로나 끝나면 보자’는 말이 안부인사가 될 정도였는데, 이제 마지막 거리두기가 될 수 있다 하니 얼떨떨하다”며 “친구들끼리도 ‘우리 진짜 이제 다같이 볼 수 있는거냐’며 떠들썩한 상황”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진자수를 기준으로 한 단계별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난해 5월 초 처음 도입됐다. 위드 코로나는 사망자 방지와 위중증 환자를 최소화하는데 방점을 둔다.

그러나 일부 자영업자들은 회식 등에서 크게 달라지는 모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인식을 보였다. 서울시 마포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유모(53)씨는 “예전처럼 회사에서 대규모로 회식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가 완전하게 종식되지 않는 이상에야 눈에 띄게 달라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회식문화가 바뀌어서 원상태로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거리두기로 영업시간 연장·단축이 잦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조심스럽게 인력을 늘릴것 같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3주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확진자 수는 추석 연휴(9월 18~22일)이후 3270명대로 치솟았지만, 현재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16일 0시 기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인구는 전체인구의 63.9%다. 방역 당국은 현재 접종 속도라면 위드 코로나 전환의 전제 조건인 ‘전 국민 70% 접종 완료’ 목표를 이달 내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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