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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주택에서 토지로?

조인스랜드

입력

“10월 알펜시아리조트단지 착공 이후 시세보다 20∼30% 정도 싼 땅을 찾는 수요가 부쩍 늘었다.”(평창 행운공인 조을수 사장)

“토지거래허가 없이 땅을 살 수 있는 양지ㆍ원삼에서 급매물이 나오면 연락을 달라는 대기 수요자가 10여명에 달한다. 아파트를 팔고 땅으로 갈아타려는 다주택자들도 일부 눈에 띈다.”(용인 명선공인 오현근 사장)

“시세보다 평당 5∼10만원 정도 싸다 싶은 급매물은 무조건 채 간다. 투자목적보다는 실수요가 많다”(양평 이데아컨설팅공인 길양석 대표)

지난해 8ㆍ31부동산대책 이후 거래가 거의 끊겼던 토지시장에 때아닌 장이 서고 있는 분위기다.

개발재료가 있으면서 규제가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시세보다 30% 이상 저렴한 급매물은 모두 소진된 가운데 대기 수요도 부쩍 늘고 있다.

평창 미래공인 엄주성 사장은 “하루 3∼4명 선이던 방문객 수가 10월부터 10∼15명으로 늘어났다“며 “입맛에 맞는 급매물은 바로 팔려나간다“고 말했다.

10월 이후 분위기 반전, 급매물 중심 거래

토지시장에 급매물 장세가 연출된 것은 10월 이후부터다. 전문가들은 급매물 매수 타이밍을 찾던 대기 수요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면서 땅 거래가 잠시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인 명선공인 오현근 사장은 “요즘이 원가 이하로 나오는 땅 급매물을 고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보는 투자자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인다”면서 “IMF 등 침체기에 좋은 땅을 싼값에 사들여 재미를 본 투자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오히려 규제정책이 쏟아질 때를 매입의 적기로 본 역발상 투자가 땅 급매물 시장에 반짝 특수를 불러오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일부지역 땅 급매물의 ’반짝 장세‘의 원인이 최근 주택 매매시장 활황기를 틈타 아파트를 처분한 다주택자들의 갈아타기 때문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번 장세가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해 아파트를 팔고 여유자금을 땅에 묻어두려는 움직임이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세금 중과 피한 다주택자 등 많이 찾아

양평 송학공인의 장광석 사장은 ”최근 급매물을 사간 사람 중에는 여기저기 집이 있었던 서울 사람들이 많다“면서 ”특히 공시지가가 3억원이 넘지 않는 소형 매물을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다산컨설팅 이종창 대표도 “3주택 이상 보유자들은 대부분 아파트에서 이미 재미를 많이 본 사람들”이라며 “세금을 피해 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안정성이 높고, 재료가 있는 땅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조현일 세무사는 “강남의 고가 아파트 2가구보다 강원도 땅 1만평의 보유세가 훨씬 적게 나온다“며 ”일단 세금 폭탄을 피하고 보자는 심리로 값이 싼 지방 땅에 관심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HCSB은행 PB는 “최근 금융시장의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자 일부 고객들이 다시 부동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게다가 절세 수단으로 상속ㆍ증여를 택한 일부 큰손들이 돈을 땅에 묻어두려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말했다.

정책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땅 급매물 시장 활황세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원재료인 토지시장의 규제부터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일부 투자자들이 급매물 거둬들이기에 나서고 있다는 것. 향후 경기 부양책에 따른 상승기의 시세차익을 기대한 수요다.

이원희 PB는“내년부터 도입되는 외지인에 대한 토지 양도세 60% 중과는 가혹한 것으로 오래 지속될 수 없는 규제”라면서 “고객들에게 양도세 중과 때문에 싼값에 내놓는 급매물이 나오면 5년 이상 장기투자를 위한 땅 매입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 없고, 재료 있는 곳 투자 몰려

특히 개발재료가 있으면서 규제가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급매물을 찾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강원도 평창이다. 평창의 경우 10월 알펜시아리조트가 착공 이후 급매물을 찾는 수요가 부쩍 늘었다. 평화공인 조을수 사장은 “10월 이후 3∼4건의 급매물 거래를 성사시켰다”며 “특히 개발예정지에서 가까운 용평ㆍ진부ㆍ송정 등에 대기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중앙선복선전철 건설 재료를 가졌으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양평도 마찬가지. 송학공인 장광석 사장은 “강이 보이는 땅은 급매물이 나오자마자 소화될 정도”라며 “2008년 전철이 개통되면 전원주택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선점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용인에선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양지ㆍ원삼에서는 환금성이 좋은 500∼1500평의 급매물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명선공인 오현근 사장은 “원삼면의 경우 도로에서 가까운 임야가 평당 50만∼60만원선”이라며 “이 가격보다 10만∼15만 정도 싼 땅이 있다면 당장 계약하겠다는 대기자가 많다”고 말했다.

분당급 규모의 후속신도시 후보지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경기도 화성 동탄 인근도 마찬가지. 수원 곡반정동 이용우 사장은 “값이 많이 떨어진 매물이 나오면 연락 달라는 문의가 간혹 있다”며 “지금이 급매물을 거둬들일 호기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최근 국민임대주택단지 보상이 풀린 수원시 호매실동에도 급매물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반짝 특수’ 의견 많아

전문가들은 싸게 나온 매물에는 단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매입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산컨설팅 이종창 대표는 “급매물은 매입목적과 향후 발전전망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며 ”주변 시세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매수타이밍을 잡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최근 땅 급매물시장의 활황세가 ’반짝 특수‘라는 의견이 많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급매물이 팔린다고 시장이 회복되는 신호로 해석할 수는 없다”면서 “어디까지나 정책변화에 따라 일시적으로 발생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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