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시 78%가 '수도권 쏠림', 수시에선 '부모 찬스'[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1.10.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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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정문. 연합뉴스

서울대 정문. 연합뉴스

14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서울대 국정감사에서는 입시와 관련된 두 가지 내용이 지적됐습니다. 우리 대입제도의 가장 큰 논쟁거리 중 하나인 ‘정시냐 수시냐’는 문제와 맞닿은 내용이었습니다.

"수능위주 정시, 지역 격차·불평등 발생시켜"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은 정시의 불평등을 지적했습니다. 지난 2021학년도 서울대 신입생 정시모집 합격자의 78.4%가 수도권 출신이라는 것입니다. 5대 광역시 출신은 9.9%, 기타 도지역은 11.7%에 불과했습니다.

수도권 고교생 비율(2020년)이 48.6%라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대 정시 합격자는 수도권에 편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도권 수시모집 합격자가 55.8%인 것과 비교해봐도 그렇습니다. 강 의원은 “수능이 객관적이고 평등한 입시 방안인 것처럼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 결과로 확인하면 오히려 지역 격차나 교육 불평등을 발생시키고 증폭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세정 서울대 총장도 “수능의 객관성을 많은 사람이 인정하고 있다지만 실질적 공정성의 문제는 단순한 객관성과 다르다 생각한다”며 “교육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돼있는 현실에 수능만으로는 지역 격차를 줄여내기 쉽지 않다”고 한계를 인정했습니다.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국립대학법인 인천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서울교육대학교 등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국립대학법인 인천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서울교육대학교 등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논문 저자에 이름 올린 교수자녀…수시로 진학

하지만 이날 국감에서는 수시모집 제도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자료도 공개됐습니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교수 자녀나 동료 자녀 등 미성년자를 공저자로 포함한 논문 22건이 연구 부정 판정을 받았습니다.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자녀 중에는 서울대에 입학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서동용 의원이 추가로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ㆍ부산대 등 국립대에 23명의 미성년 공저자가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중 대다수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나 특기자전형 등 수시모집으로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입학 취소는 2명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논문을 입시 평가에 반영하지 않았다’ 등의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받지 않았습니다.

전국 대학 정시 수시 모집 변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교육부·대학교육협의회]

전국 대학 정시 수시 모집 변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교육부·대학교육협의회]

대입제도 방치…폭탄은 다음 정부로

서울대 국감에서 제기된 문제는 정시와 수시 양쪽의 한계를 모두 보여줍니다.

정시는 일반적으로 출신 지역과 같은 주변 환경, 가정 형편에 따라 유불리가 갈린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수능 위주 정시모집만으로는 잠재력이 있지만 불리한 여건에서 시험 점수가 부족한 학생을 선발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수시모집은 그러한 수험생 각자의 여건을 고려할 수 있는 방식이라 지역 간 격차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를 논문 공저자로 넣어줄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있는 일부 계층에서는 제도를 악용해 공정성의 룰을 깰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유은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019년 11월 2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 룸에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은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019년 11월 2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 룸에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시와 수시는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한쪽만 택할 문제가 아닙니다. 양쪽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적정한 선을 제시하는 것이 교육 당국이 해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현 정부는 정시·수시 비율을 조금 높이거나 내렸을 뿐 대입제도는 방치했습니다.

특히 고교학점제를 앞두고 대입제도를 대대적으로 바꿔야 하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폭탄 돌리기를 하듯 다음 정부로 공을 넘겼습니다. 결국 입시는 또 다시 차기 정부의 숙제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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