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소서 영화합작제의 잇따라-아날리트 촬영소 등 4곳서 전문 보내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소련으로부터 영화합작제의가 잇따르고 있다.
소련의 국립영화위원회 아날리트 촬영소, 카자흐스탄 공화국, 게오르기공 이베리아 영화사, 극동지역 관광학교 등 영화관련 단체들은 한·소간 영화합작을 제안하는 전문을 최근 영화진흥공사 앞으로 차례로 보내왔다.
이 전문들은 『한국이 영화합작용의가 있으면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 사업내용과 일정 등을 논의하자』는 등의 내용으로 되어있다.
아날리트 촬영소측은 또 소련내의 전통문화·관광·교육·자연환경 등을 대상으로 하여 한국의 영화자본을 도입, 영화를 제작한 뒤 이를 한 소 양국 및 세계각국에 소개할 수 있는 것이라는 내용도 함께 보내봤다.
극동지역 관광학교측은 학교부설로 영화학교를 개설키로 했다고 전하고 이 과정에서 필요한 스튜디오·기자재 등을 한국이 제공하면 소련의 영화인력으로 이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베리아 영화사는 게오르기공 지역이 기후여건상 연간 3백일이상 촬영이 가능한 지역이므로 게오르기 공화국과 한국간 문화영화를 중심으로 영화를 제작, 이를 세계각국에 보급하자는 내용도 전문에 포함돼있다.
또 소 국제영화제기구는 매년 모스크바 등지에서 한국영화주간을 개최할 용의가 있다는 뜻도 아울러 보내왔다.
이처럼 소련에서 합작영화에 대해 적극적인 제안을 해오는 것은 지난 9월18일부터 모스크바·알마아타·타슈켄트 등 세 곳에서 열린 한국영화주간 및 순회상영이 성공적으로 끝나 소련내에 우리영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한 소 수교무드에 따라 한국과의 문화교류열기가 일고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여기에 한국의 경제력에 의지하려는 소련영화단체들의 속셈도 작용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재까지는 합작제의 영화대상이 문화영화에 국한돼있어 한국의 자본을 이용, 소련내 자치공화국 등이 자체의 홍보영화를 만들려는 의도도 들어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문화영화라 할지라도 합작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것이 극영화의 합작으로까지 연결돼 동구권·아프리카지역 등의 영화시장에 소련배급망을 이용, 우리영화의 세계진출이 가능한 이점도 안고있다.
한국영화진흥공사측은 이같은 제의에 영화제작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키로 방침을 정하고 영화법 등 관계법의 개정·보완작업도 준비중이다.
현행 영화법에 따르면 외국과의 합작영화제작의 경우 국내자본 30%이상과 국내촬영 30%이상 등의 규정이 있어 소련이 제안한 내용의 합작을 하려면 국내 촬영조항의 개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김동호 영진공사장은 『현재 영진공에 접수된 전문내용만을 살펴볼 때 상업적인 부문은 크게 기대할 수 없으나 수교에 따른 문화교류의 첨병역할은 충분히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앞으로 극영화부문까지 합작을 이루기 위해서는 관련업계나 당국과의 협의와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모스크바영화제에서 강수연양이 여우주연상을 따낸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제작한 이태원 태흥영화사 사장은 『「아제아제‥‥」를 1년 사이에 20여만 달러 어치 수출한 경험에 비춰 소련내의 영화역량을 우리쪽에서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하고 『합작영화 추진사업은 전망이 밝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헌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