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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오빠 아냐"에 수십번 동생 찌르고 심신미약 주장한 30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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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이미지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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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여동생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박연욱 김규동 이희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39)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25일 경기도 자택에서 흉기로 동생 B(26)씨를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함께 점심을 먹자고 제안했다가 동생으로부터 "넌 가족이 아니야, 넌 쓰레기야" 등의 말을 듣고 격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10대 때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던 A씨는 사건 전날 밤에도 동생이 어머니에게 "저런 게 내 오빠라니, 오빠가 병이 심해지는 것 같아 병원 치료를 더 받아야겠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동생이 죽고 싶다고 말했고 편히 갈 수 있게 지켜봤다"고 주장하는 등 혐의를 부인하다 이후 혐의사실을 인정하면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모두 사건 당시 A씨가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A씨가 자신의 방에 있던 장갑을 착용한 뒤 범행한 점과 범행 후 혈흔을 닦고 옷과 장갑을 숨긴 점 등이 판단 근거가 됐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16년을 선고받고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고인이 13세 아래 친동생인 피해자를 살해한 반인륜적 범죄"라며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한 데다 피고인은 범행 직후 피해자를 구조하지도 않고 7시간 넘게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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