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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조 예산, 쿼터 집값…여야 포퓰리즘, 허경영도 혀 찬다[윤석만의 뉴스뻥]

중앙일보

입력

 이재명 후보가 내세운 기본 공약 시리즈를 실현하려면 1000조원가량의 돈이 든다고 합니다. 올해 정부 예산이 558조인데, 2배 가까이 되는 거죠. 이 후보는 얼마 전엔 일산대교 무료화도 발표했죠. 운영권을 인수해 통행료를 공짜로 하겠다는 거죠.
 하지만 비판도 많습니다. 국민 재산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칠 거란 지적과 애초부터 민자사업인 걸 무시하고 세금으로 메워도 되냐는 겁니다. 안철수 후보는 “도민의 표를 구걸하기 위해 국민 모두의 미래를 위한 국민연금의 손해와 맞바꾼다. 조삼모사로 국민을 졸지에 원숭이로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야 모두 포퓰리즘

 포퓰리즘은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집니다. 이낙연 후보는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택지소유를 상한하는 것도 모자라, 서울공항을 이전해 신도시 건설을 약속했습니다. 김포공항으로 이전한다는데, 지금도 이미 포화상탭니다. 더욱이 군사공항을 아파트 지으려 옮긴다는 게 말이 안 됩니다.
 윤희숙 전 의원은 “이재명 지사의 기본주택만큼 황당하다, 유사시 전방에 필요한 물자와 미군 증원 전력을 공수하는 군사공항을 뽀갠다는 게 착잡하다”고 비판합니다. 서울공항 이전은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 때 모두 추진됐습니다.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이전 불가라는 결론이 났습니다.

나랏돈 물 쓰듯 쓰기 대회

 포퓰리즘은 여당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야당도 강도만 약했지, 상황은 마찬가지죠. 윤석열 후보는 청년·신혼부부에 원가주택과 반값주택 50만호를 약속했습니다. 한발 더 나간 홍준표 후보는 쿼터 아파트까지 내걸었죠. 서울 아파트 가격을 4분의 1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포퓰리즘이 난무하자 여야 모두 내부에서 “나랏돈 물 쓰듯 쓰기 대회에 나왔냐”(박용진), “허황된 포퓰리즘”(유승민)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심지어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후보마저 “(나를) 사기꾼 코미디언이라 조롱하더니 이젠 여야 모든 정치인이 따라한다”며 꼬집었습니다.

허경영 공약이 더 현실적?

 따지고 보면 주류 정치인의 공약들이 허경영 후보와 비슷합니다. 인천시장을 지낸 안상수 후보는 “이재명 지사보다 현실적”이라고 말할 정돕니다. 여기서 두려운 건 10년 후 허경영 후보의 공약이 현실화 될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포퓰리즘은 소금물과 같습니다. 마실수록 갈증 나기 때문이죠. 퍼주기 공약은 효능은 즉각적이나 비용 청구서는 나중에 날아옵니다. 기성세대가 어린이와 청년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는 뜻입니다.

고대로마도 빵과 서커스로 망해 

 고대 로마는 ‘빵과 서커스(Panem et Circenses)’ 정책을 펴다 망했습니다. 시민들에게 각종 퍼주기 정책으로 선심을 사려 했죠. 이는 시민들을 우민화시켜 권력을 강화하는 수단이었습니다. 빵과 함께 검투사 경기와 전차경주 등 각종 볼 거리를 제공하며 시민들의 환심을 샀습니다.
 에드워드 기번은 “제국의 확대는 파멸의 원인이 됐다, 억지로 세운 기둥에 금이 가기 시작하자 (로마라는) 거대한 건축물은 스스로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졌다”고 평가했습니다(『로마제국 쇠망사』). 로마 멸망의 근본 원인은 탐욕스런 권력자와 이성적 판단력을 잃어버린 시민들 탓이라는 이야기죠. 우리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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