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험료는 올리면서…고위험투자로 865억 날린 고용보험

중앙일보

입력 2021.09.24 10:40

업데이트 2021.09.24 11:00

지난 2월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실업급여 설명회장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지난 2월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실업급여 설명회장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뉴스1

고용보험기금이 해외 파생금융상품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급여 지출 확대 등으로 기금 고갈 위험이 커지며 고용보험료율까지 인상하는 상황에서 기금관리의 난맥상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의 박대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에 따르면 고용보험기금은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2018년 6~7월에 미국의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에 투자했다. 금리 변동에 따라 수익율이 달라지는 고위험 상품이다. 고용보험기금은 총 1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지난 6월 만기 때 손에 넣을 수 있었던 돈은 약 135억원 정도였다. 86.5%인 865억원 손실을 본 것이다.

금리 연계 DLF에 1000억 투자해 865억 손실 

문제는 이런 유사한 사례가 이미 있었다는 것이다. 고용보험기금은 이미 2019년 7월 만기인 독일 DLF에 총 584억7000만원을 투자해 81.5%인 475억6000만원 손실을 입었다. 당시 그 일로 인해 2019년 11월 국회가 감사원에 감사 요구를 했고 이듬해 1월 감사원이 감사까지 했었다. 박대출 위원장은 “감사원 감사까지 했는데도 1년 6개월여 뒤 만기가 도래한 미국 DLF에 강화된 관리 프로세스를 적용하지 못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2017년까지만 해도 고용보험기금 수지는 흑자였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금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고용 시장이 얼어붙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고용유지를 위한 비용과 실업급여 등에 대한 지출이 대폭 확대된 까닭이다.

조기 기금 고갈을 막기 위해 고용노동부는 지난 1일 노사와 전문가 논의를 거쳐 ‘고용보험기금 재정건전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내년 7월 1일부터 고용보험료율을 현행 1.6%에서 1.8%로 0.2%포인트 인상하는 게 핵심이다.

국민의힘 “문재인 정권 잘못된 정책으로 기금 적자”

이러한 정부 대응에 대한 야당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 문재인 정권의 잘못된 소득 주도 성장 정책과 공공 주도 일자리 정책으로 인해 2017년까지 흑자를 기록하던 고용보험기금은 2018년부터 적자”라며 “고용보험료율을 인상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내년 5월 9일) 이후 인상하기로 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1일 박대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박대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박대출 위원장은 “내년에 보험료를 인상한다면 결국 봉급생활자 호주머니를 털어 투자 손실을 메꾸는 데 쓰는 것 아니냐”며 “DLF처럼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고위험 투자에 대해서는 투자를 재검토 하는 등 리스크를 최소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 소관 주택도시기금은 DLF는 원칙적으로 투자가 불가능한 상품으로 규정하고 있고, 건설근로자공제회 등은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할 때는 ‘원금보장추구형’에만 하도록 하는 지침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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