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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베테랑 가전기업, '진주'로 여기던 中 공장 폐쇄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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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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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1일, 일본 전자 대기업 도시바는 9월 말까지 중국 다롄(大連) 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하고 익월 청산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시바의 중국 내 마지막 공장 폐쇄다.

도시바가 대련에 들어온 지 딱 30년 만의 일이다. 도시바 대련은 산업용 모터 및 방송 송신기에 중점을 둔 제조 기지로 1991년 당시 부시장이었던 보시라이에 의해 대련에 들어왔다.

도시바는 이번 결과에 대해 TV 사업의 매각과 의료장비 사업 등 생산 중단·양도와 같은 사업 구조의 변화로 기지 운영이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비쥬얼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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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의 상황 악화는 하룻밤 사이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0년부터 중국에서 판매되는 도시바TV의 생산을 중국 전자기기 업체 TCL에 맡겼고, 2013년 도시바대련 컬러 TV 공장이 폐쇄됐다.

2016년 중국 가전 기업 메이디(Midea)는 약 537엔에 도시바 백색 가전 사업의 주체인 '도시바라이프'의 지분 80.1%를 인수하고 5,000개 이상의 가전제품 관련 특허 및 시장 채널 등 해당 브랜드의 40년 글로벌 인증을 획득했다.

2018년에 중국 가전업체 기업 하이센스(Hisense)는 도시바이미징솔루션(TVS) 지분을 인수했고, TVS는 하이센스의 자회사가 됐다. 2019년 도시바는 반도체 부서 직원 약 350명을 추가 감축했으며 2020년 장기 적자였던 시스템 LSI 칩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닛케이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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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공장 직원 수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2010년경 도시바대련의 직원 수는 2,400명에 달했지만 2020년 642명으로 감소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근무했던 리씨는 “근무 당시 직원들은 3교대로 일했으며 좋은 대우를 받았다. 공장도 잘 돌아갔다. 당시 도시바 등 일본 기업은 국내(중국) 국영기업에 견줄만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직원은 “한때 대련 개발구의 진주였던 도시바가 떠나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수많은 대련 인구가 도시바 공장에 취직해 생계를 이어나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도시바가 향후 베트남과 일본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중국 대련과 기타 지역의 철도 부품 및 엘리베이터 생산 기지에서 운영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쥬얼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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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많은 국가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도시바대련 공장 철수 역시 이의 일환”이라고 류즈바오 난징대학교 산업부 교수는 설명했다.

이어 “도시바와 같은 회사의 전자 제품은 현재 중국 브랜드와의 강력한 경쟁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외국 브랜드에 대한 수요를 저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전업계 량전펑(梁振鵬) 분석가는 중국 시대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시바를 비롯한 일본 기업의 공정 수준은 높은 편이지만 기업의 병색이 심하고 소비 전자제품 단말기 시장에 대한 반응이 느리다”며 “제품 개발 속도가 중국·한국 전자 업체에 크게 뒤처진 것이 컴퓨터·가전 분야에서의 쇠퇴 요인”이라고 밝혔다.

도시바대련 공장 ⓒ바이두

도시바대련 공장 ⓒ바이두

실제로 최근 도시바 외에도 히타치, 파이오니아(Pioneer), 파나소닉, 샤프(sharp), 산요전기(三洋電機)등 일본 가전 브랜드가 중국 브랜드에 인수되거나 자발적으로 철수 중이다.

류즈바오 교수는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외국인 투자에 대한 노동력 및 토지 사용 비용도 증가하고 있으므로 외국 기업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시바의 행보가 국내 기업들에도 좋은 교보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소비 구조와 정책, 거시적인 변화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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