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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멋스럽게 … 가족애까지 껴안은 가족공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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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값비싼 가구나 소품으로 치장한 인테리어가 아닌, 가족애가 폴폴 풍기는 따뜻한 인(人)테리어로 무장한 '패밀리 스페이스'. 식구 각자가 뿔뿔이 자신만의 공간 속으로 칩거하는 이 시대,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하기 위해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죠.

가족이 함께 즐거울 수 있다면 어디든 '패밀리 스페이스'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 다섯 가족이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소중한 공간을 공개합니다.

글=신혜원 헤렌 기자 , 사진=포토그래퍼 김황직

(1) 손정.래리 슈 CF 감독 가족

아내 손정(39) 감독은 시몬스 침대를, 홍콩인 남편 래리 슈 감독은 에이스 침대를 광고하고 있다. 부부가 각기 다른 브랜드의 침대 광고 감독을 맡은 재미있는 이력을 가졌다. 이들 부부와 그들이 천사라고 표현하는 딸 밍. 세 사람의 패밀리 스페이스는 하나로 규정하기 어렵다. 홍콩을 주 무대로 한국과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활약하고 있으니 그때마다 그들의 패밀리 스페이스는 늘 이동 중인 셈이다. 한국에서 그들의 아지트는 손정 감독의 작업실. 그녀가 직접 꾸민 작업실은 남편과 딸을 배려해 완성한 공간이다. 부담 없이 쉴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남편의 의견을 반영해 데이 베드와 푹신한 쿠션을,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딸을 위해서는 벽면 가득 칠판을 마련했다. "패밀리 스페이스요? 편안하고 즐거운 놀이터 같은 곳, 그래서 우리 셋이 모여 낄낄거릴 수 있는 그런 곳이죠. 지금처럼요."

(2) 김병철 영동 메디텍 사장 가족

요즘엔 자녀의 유학과 결혼으로 부부 둘만 오붓하게 지내는 가족이 늘어났다. 영동 메디텍 김병철(71) 사장도 그런 경우. 아이들이 유학을 가고 그곳에서 결혼해 살면서 벌써 20년째 두 사람만의 생활을 즐기고 있다. 두 사람만 사는데 굳이 패밀리 스페이스가 필요할까 싶지만, 김 사장 부부의 생각은 다르다. "부부는 대화를 많이 해야 해요. 살아갈수록 할 말이 줄어들기 쉽죠. 신기하게도 어떤 공간에서 이야기를 하는지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답니다. 다실에서는 차분하게 서로의 마음을 이야기하게 돼요." 다실을 갖추게 된 건 아내 윤용현(63)씨가 8년 전 다도를 배우면서부터. 남편은 골프, 아내는 승마를 고집해 서로 공유할 수 없었던 취미생활 역시 다실에서는 공유할 수 있다고.

(3) 박원재 ONE AND J. 갤러리 대표 가족

젊은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새로운 개념의 이벤트로 '젊은 갤러리' 이미지를 굳힌 '원 앤 제이 갤러리' 박원재(31) 대표. 그에게 갤러리는 아주 특별한 공간이다. 컬렉터이자 갤러리스트 어머니를 둔 덕에(그의 어머니는 '서미 앤 투스' 홍송원 사장이다) 어려서부터 갤러리는 친숙한 공간일 수밖에 없었고, 집과 갤러리가 한 건물에 있어 갤러리는 곧 가족 공간이었던 것. 그는 어머니와 영락없는 닮은꼴이다. 건축과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그 역시 지금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데다 이곳을 그의 패밀리 스페이스로 소개하고 있으니 말이다.

"주말엔 아내와 아들 기언이가 이곳에 놀러와요. 기언이는 감나무가 있는 마당에서 뛰어노는 걸 가장 좋아하죠. 그리고 이렇게 3층에 올라와 저랑 놀기도 하고, 좋아하는 비누 거품 놀이도 하고요."

(4) 성악가 박수길 교수 가족

3일부터 사흘간 열린 소극장 오페라 '박과장의 결혼'의 예술감독을 맡았을 만큼 여전히 음악에 대한 열의가 넘치는 박수길(65) 한양대 음대 명예교수. 그의 에너지 원천은 바로 가족이다. 누구에게나 가족은 소중하지만 성악가 박수길 교수에게 가족은 더 애틋한 존재. 한국전쟁 때 부모.형제와 떨어져 피란한 이후 지금까지 이산가족으로 살고 있다. 그러니 그는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이제는 사위와 손녀들이 너무나 소중한 피붙이일 수밖에. "이렇게 식탁에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손녀들 재롱 보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아무리 바빠도, 애써 시간을 내 함께 식사하려 해요. 별것 아닌 것 같아도 그 자리가 행복과 사랑을 지키는 자리더라고요."

(5) 장경환 전 포스코 경영연구소 회장 가족

"젊었을 땐 앞만 보고 일하느라 '가족 공간'이란 개념을 따로 생각할 새가 없었어요. 퇴직을 하고 여유가 생기니 이런 공간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장경환(65) 전 포스코 경영연구소 회장은 경기도 양지에 위치한 타운하우스 '발트하우스'를 자신의 패밀리 스페이스로 소개했다. 마당에 화단을 가꾸고, 채소도 길러 먹는 게 아내의 오랜 꿈이어서 전원주택을 알아보던 중 발트하우스를 며느리와 큰딸의 소개로 알게 됐고, 지난해 이곳으로 이사했다고. 그의 아내는 집 앞뒤 정원뿐 아니라 근처 빈 땅에까지 10여 가지 정도의 채소 농사를 지어 단지 내 이웃들과 나누어 먹고 있다. "이곳에서 이웃은 가족이고, 단지는 또 다른 집이에요."


'HEREN(헤렌)'은 중앙 m&b에서 2006년 9월 창간한 고품격 멤버십 잡지. '3545 뉴 럭셔리 세대'를 타깃으로 '세계 상류 5%의 패밀리 라이프'를 다룬다. 제호 HEREN은 독일어 HERREN에서 따온 것으로, '귀족 가문의 고귀한 여성'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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