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간 모델 로지(ROZY)의 기획자의 제작자가 “가상인간을 광고적으로 놓고 보면, 모델 리스크가 현저히 줄어든다가 아니라 아예 제로”라고 강조했다.
로지의 제작자 겸 기획자 백승엽 싸이더스 스튜디오엑스 대표는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백 대표는 “예전에는 음주운전이나 폭행이나 광고 계약 후에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됐다면 지금은 데뷔하기 전의 일부터 문제들이 많이 있었다”며 “광고주들 입장에서는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치니까 스캔들 제로라는 부분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지는 국내 최초의 ‘버추얼 인플루언서(가상 유명인)’로, 지난해 8월 싸이더스 스튜디오엑스가 만든 가상인간이다. 신한라이프 광고에 출연해 눈길을 끈 로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55만명이 넘는 등 파급력을 보이고 있다. 나이는 22살로 설정돼 있다.
백 대표는 “처음에 (로지가) 가상인간이라는 사실을 먼저 말하면 좀 더 선입견이 많이 있을 것 같았다”며 “팔로워가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이제 로지가 인플루언서로 활동을 해도 되겠구나’ 싶어서 그때 가상인간임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로지는 광고에서 화려한 춤 솜씨를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백 대표는 안무가·연기자를 바디 모델로 한 뒤 로지의 얼굴을 합성한다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3D 기술로는 디지털 더블이라고 얘기하는데, 그게 사실은 풀 3D로 하는 것만큼 더 어려운 기술”이라고 전했다.
로지는 현재 8건의 광고 전속계약을 맺고, 100건 이상의 협찬을 받는다고 한다. 백 대표는 “목표로 했던 수익은 달성했고, 올해 연말까지 만약에 본다면 충분히 10억 이상은 로지가 수익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로지의 외모는 MZ(밀레니얼·Z세대, 1980년대~2000년대 초반)세대 분석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백 대표는 “특정인을 차용하지는 않았다”며 “MZ세대가 좋아하는 건 특별히 자기 결점을 감추거나 이러지 않고 드러내고 있다. 요즘 미인이나 서구형 미인을 따라가지 않고, 주근깨도 적극적으로 살렸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가상인간과 관련해 사기 등 범죄피해 가능성을 제기하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악용하는 사람들이 잘못”이라며 “꼭 가상인간이라서 그런 일이 생긴다고 생각은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기술을 발전시키지 말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 확실하게 처벌·필터링할 대안이 필요하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백 대표는 “맞다”고 긍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