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광고비, 300만원 됐다" 야놀자에 들끓는 '을'의 분노

중앙일보

입력 2021.09.10 06:00

야놀자에 대한 숙박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 야놀자]

야놀자에 대한 숙박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 야놀자]

“야놀자가 숙박예약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과도한 광고비·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 

대한숙박업중앙회, 모텔·펜션업주 등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지난 8일 진행한 ‘플랫폼경제 을(乙)들과의 간담회’에서 야놀자를 상대로 쏟아낸 성토다. 야놀자는 지난 7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비전펀드로부터 2조 원을 투자받으며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숙박 예약플랫폼 ‘야놀자’에 입점한 모텔·펜션 등 숙박업계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왜일까?

"광고비까지 건당 수수료 20~30% 받아가" 

서울 신촌에서 객실 50개 규모의 모텔을 운영 중인 김모씨는 2017년부터 야놀자와 숙박 중개를 시작했다. 김씨는 9일 “시대가 디지털로 변하고 있고, 편하게 숙소를 찾을 수 있게 해준다고 해 시작했다”며 “예약건당 수수료 10%, 또 야놀자앱 상단에 노출돼야 고객유입 효과가 크다고 해 광고비도 매달 지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손님이 잠깐 늘다가 한 두달 지나면 줄었다고 했다. 주변 모텔도 야놀자앱에 똑같이 광고하다보니 광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 모텔들끼리 광고비 경쟁을 하게됐다는 게 김씨 얘기다.

그는 “한 달에 20만원부터 시작했던 광고비가 300만원까지 오르더라. 광고비를 더 쓰는데도 손님이 느는 효과는 없고 야놀자만 광고비를 받아가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대한숙박업중앙회 관계자는 “광고비까지 포함하면 실제 야놀자 수수료는 건당 20~30%에 이른다”며 “아고다·에어비앤비 같은 해외 여행플랫폼(OTA) 수수료가 10% 안팎인 데 비해 과도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놀자는 “수수료엔 카드수수료(3.5%)가 포함돼 실제는 6.5% 수준”이라며 “광고는 선택사항으로 최대 300만원짜리 광고는 제휴업체의 3% 정도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놀자 실적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야놀자 실적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숙박업계 현황.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숙박업계 현황.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단 야놀자의 광고비와 별개로 광고 계약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숙박업소 간 광고노출 순위 결정 기준, 할인쿠폰 발급 범위 등 중요 계약사항이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지난 6월 야놀자·여기어때에 시정·보완을 권고한 바 있다. 김진우 대한숙박업중앙회 사무총장은 “광고비를 내면서도 어떻게 쓰이는지 몰라 많은 업주들이 야놀자에 착취당한다고 느꼈던 부분”이라며 “광고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고비로 줄세워 야놀자에 종속 당해"

숙박업계는 또 “야놀자가 중개플랫폼이면서 모텔·호텔업에도 직간접적으로 진출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한다. 충남 천안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월 광고비가 300만 원까지 오르자, 지역 내 모텔 점주들과 다같이 야놀자 광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자 일부 업소만 손님이 몰렸다. 정씨는 “알고보니 야놀자가 프랜차이즈로 운영하는 가맹업소였다”며 “중개플랫폼이 프랜차이즈 모텔을 운영하는 건 불공정 행위 아니냐”고 반문했다.

야놀자는 실제로 ‘야자’라는 모텔을 직접 운영하다가 얌·브라운도트·하운드 등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숙박업계의 불만이 커지자 3년 전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중단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지금은 브랜드 판권만 판매하고 있다”며 “더이상 프랜차이즈 사업은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의 숙박업소 밀집지역이 한산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월 21일 발표한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숙박업종의 분기별 GDP가 IMF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뉴스1

서울의 숙박업소 밀집지역이 한산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월 21일 발표한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숙박업종의 분기별 GDP가 IMF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뉴스1

"플랫폼 사업자는 거래 투명성 높여야" 

하지만 대한숙박업중앙회 측은 야놀자가 해당 업소에 인테리어·비품 관리 형태로 여전히 관여하고 있다고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중앙회 관계자는 “지난 5년간 야놀자의 브랜드호텔만 6곳으로 늘었고, 주요 상업지역에 200여 개 업소가 자리잡았다”며 “야놀자의 브랜드호텔이 늘어나는 한 주변 업소는 불가피하게 고액광고를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중앙회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공정위에 야놀자를 불공정 거래행위로 고발했고, 공정위는 야놀자가 플랫폼사업자 지위를 남용해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야놀자가 국내 숙박예약시장 1위 플랫폼 사업자에 걸맞게 거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놀자는 비전펀드의 투자로 기업가치만 8조~9조원이 됐다. 권순원 숙명여대(경영학) 교수는 “플랫폼에서 거래가 어떤 알고리즘으로 이뤄지는지 불투명하면 시장 참여자들은 플랫폼이 데이터만 취해 시장을 독과점한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플랫폼 매개로 무조건 사업 확장을 막기보다 거래 투명성을 높여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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