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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1인당 신용융자 6287만원, 반대매매 공포에 떨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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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2호 09면

[SPECIAL REPORT]
빚에 짓눌린 MZ세대

올 상반기 20·30대 신용융자(증권사가 주식 매수 비용을 대출해 주는 것) 차주 수는 5만4554명에 달했다(10대 증권사 기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말엔 2만6224명이었다. 1년 반 만에 2배가 된 것이다. 같은 기간 1인당 증권사에서 빌린 돈의 액수 역시 4506만원에서 6287만원으로 급증했다. 이렇게 빚을 진 MZ세대는 ‘반대매매’의 위험에도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반대매매는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까지 갚지 못할 경우, 고객의 의사와 상관없이 그의 보유 주식을 증권사가 강제로 매도 처분해 대출을 회수하는 것이다. 증권사는 빚을 진 투자자가 미수거래일로부터 2거래일까지 해당 금액을 계좌에 넣지 못하거나, 매수한 주식 가격이 떨어져 담보 가치가 하락했을 때 주식을 강제로 팔아 빌려준 돈을 회수한다. 반대매매를 당하면 투자한 원금을 날리고 빚 상환 부담만 가중되는 셈이다.

그런데 국내외의 긴축적 통화정책 등의 이슈 때문에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반대매매가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올 1월만 해도 하루 평균 5.72%였다. 7월에도 5.96%로 5%대였지만 하락장이 펼쳐졌던 지난달엔 7.43%(23일까지)로 치솟았다. 지난달 하루에만 반대매매 금액이 421억원(19일)으로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10월 27일의 429억원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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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된 가운데, ‘빚투’한 MZ세대가 이 같은 반대매매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 증시 전문가는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과 통화정책 변동 등으로 증시 불안이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MZ세대는 반대매매 가능성까지 고려해, 과도한 빚 부담을 감수한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 증시 하락기엔 이전까지 버티던 투자자들의 ‘패닉 셀’이 이어질 개연성도 커지는 만큼, 개인의 예상 범위보다 빠르게, 많이 주가가 더 내리면서 반대매매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특히 ‘곱버스’나 ‘레버리지’ 같은 고위험 고수익 상품 투자를 위해 빚을 내는 것은 더더욱 위험하므로 자제할 때라는 지적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증권사들은 신용공여 등을 속속 중단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3일부터 주식과 펀드, 채권 등에 대한 예탁증권 담보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신용공여 한도 소진에 따른 조치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자본시장법상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업체는 200% 이내로만 제한된다. NH투자증권도 한도 소진으로 지난달부터 증권 담보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지난 7월엔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 DB금융투자 등이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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