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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금리 인상 본격화…‘빚투’족 상환 부담 가중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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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2호 09면

[SPECIAL REPORT]
빚에 짓눌린 MZ세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동산·주식 등 자산 가치 급등을 부추겼던 ‘유동성 파티’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예고대로 기준금리를 지난달 말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내 추가 인상도 예상돼 연말이면 기준금리가 1.00%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1억원을 변동금리(기준금리가 변할 때마다 변하는 금리)로 대출했다고 가정하고 단순 계산하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따른 연간 이자액 증가분은 25만원으로 월 2만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1억원을 빌렸다면 대출 이자 부담은 연 50만원 늘어난다.

그런데 7월 신규 취급된 가계대출 중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을 안 받는 고정금리 비중은 18.6%였던 반면, 변동금리 비중은 81.4%에 달했다.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이달부터 시중의 대출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변동금리로 몰린 ‘영끌’ ‘빚투’족의 상환 부담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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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현재 국내 가계대출 금리(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는 이미 2.99%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10월(3.01%)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엔 2%대 중반이었다.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되는 다음 달부터는 연 2%대 주택담보대출도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준금리가 (전망대로) 1.00%까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소 3%대 중반까지 오른다”고 말했다.

7월 2억원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로 집을 산 이모(36)씨는 “매월 80만원 정도의 원리금을 상환 중인데 현재 2.7%대인 연 이자율이 유지됐을 때의 얘기”라며 “이제 대출 금리가 올라 상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씨가 30년간 원리금을 균등 상환한다면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연간 원리금은 1100만원가량이 된다. 기존보다 연간 약 140만원씩, 월 11만~12만원씩 더 상환해야 하는 셈이다.

신용대출 금리는 더 가파르게 뛸 것 같다. 4대 은행의 지난달 말 신용대출 금리는 1등급(12개월) 기준 연 2.96~4.01% 수준이었다. 이제는 3%대 초반 금리의 신용대출도 찾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서상원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팀장은 “대출에 앞서 합리적인 상환 계획을 세워 준비하는 게 중요해졌다”며 “금리 인상기엔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 신청 때 금리 변동 주기가 긴 12개월 변동금리 상품을 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변동 주기가 짧은 6개월 변동금리보다는 12개월짜리가 금리 인상 리스크가 작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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