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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마코공주, 일반인과 결혼 강행…'논란의 지참금' 16억 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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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조카, 즉 일왕의 동생인 후미히토(文仁) 왕세제의 큰딸 마코(眞子·29) 공주가 일반인 남자친구 고무로 게이(小室圭·29)와 연내 결혼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1일 NHK 등 현지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조카 마코(眞子·29) 공주와 그의 남자 친구 고무로 게이(小室圭·29)의 2017년 9월 약혼 발표 기자회견 모습. [AP=연합뉴스]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조카 마코(眞子·29) 공주와 그의 남자 친구 고무로 게이(小室圭·29)의 2017년 9월 약혼 발표 기자회견 모습. [AP=연합뉴스]

왕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고무로가 미국 뉴욕주에 있는 법률사무소에 취업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라 한다.

고무로는 지난 2018년 8월 뉴욕주의 포담대 로스쿨로 유학을 떠나 지난 5월 졸업했다. 줄곧 미국에서 생활하며 지난 7월 변호사 자격시험을 치렀고, 오는 12월 중순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마코 공주는 연내 관할지자체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신혼살림을 차릴 계획이다.

부친인 후미히토 왕세제도 이들의 결혼을 승낙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후미히토 왕세제가 “여론의 환영을 받긴 힘들 것”이라는 조언을 남겼다고 전했다. 지난 3년간 제기된 고무로와 그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국제기독교대학(ICU) 캠퍼스 커플로 만난 두 사람은 5년 간의 연애 끝에 지난 2017년 9월 약혼을 발표했다. 결혼식은 이듬해 11월 4일로 예정됐다.

하지만 2017년 12월 고무로 어머니의 ‘돈 문제’가 불거지며 계획이 틀어졌다. 2002년 남편과 사별한 고무로의 어머니 가요(佳代)씨가 2010년부터 재혼을 전제로 만난 남성에게 400만엔(약 40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폭로가 나오면서다.

고무로 측은 “빌린 게 아니라 증여로 생각했다”고 주장했지만, 고무로의 어머니가 신흥 종교에 빠졌었다는 등의 각종 의혹이 쏟아지면서 여론은 더 악화했다.

마코 공주의 결혼과 관련한 주간지 기사. 일본에서는 거의 모든 주간지에 매주 고무로 일가에 관한 기사가 실린다. 이영희 특파원

마코 공주의 결혼과 관련한 주간지 기사. 일본에서는 거의 모든 주간지에 매주 고무로 일가에 관한 기사가 실린다. 이영희 특파원

왕실도 곧장 결혼 연기를 발표하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문제의 화살이 ‘왕실 지참금’에 꽂히면서 사태가 악화됐다.

현재 ‘남계남자(男系男子)’로만 계승되는 일본 왕실에서 여성은 결혼 후 왕족의 자격을 잃는다. 대신 ‘품위 유지’ 명목으로 지참금을 최대 1억5250만엔(약 16억원)까지 받는데, 이 돈의 타당성이 문제로 거론됐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왕실에서 제공한 지참금이 고무로 가족의 빚 청산에 쓰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일각에선 고무로가 지참금을 노리고 접근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도 제기됐다. ‘미운털’이 톡톡히 박힌 탓에 결혼 반대 목소리는 높아졌고, 지난 3월 주간 아사히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97.6%에 달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결혼이지만 서로에 대한 애정을 지켜온 두 사람은 결혼을 강행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결혼 반대 여론이 여전하다는 점을 고려해 혼인 관련 의식은 치르지 않을 전망이다. 한 왕실 관계자는 이날 아사히 신문에 “전 국민적으로 마코 공주의 결혼에 대한 찬반 논란이 남아있고, 코로나 19 확산 상황까지 고려해 예식은 치르지 않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

마코 공주도 16억원 상당의 지참금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결혼식은 물론이고, 예물 교환, 결혼 전 왕실 어른을 찾아뵙는 의식 등을 모두 건너뛸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은 마코 공주가 혼인서약서만 제출하고 미국으로 건너가면 1945년 태평양전쟁 종전 후 왕실 처음으로 예식 없이 결혼이 성립된 사례가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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