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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백신 맞을래 해고 당할래"…미얀마 공장서 벌어진 '막장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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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미얀마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미얀마 공장 노동자들이 중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강요당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장 측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7~8월 시노팜 백신 수백만회 분을 미얀마에 제공했다.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노동단체 활동가 뗏뗏아웅은 "양곤의 공장 노동자 대부분이 중국산 백신접종을 강요받고 있다"며 "대부분 노동자는 접종을 두려워한다. 해당 백신에 대해 자세히 들은 게 없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장 측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한다. 많은 공장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며 "노동자들은 백신 접종 후 무슨 일이 생기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 의문을 품고 있지만, 공장 관계자들은 자기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양곤의 한 봉제 공장에선 지난달 21일 노동자 중 일부가 시노팜 백신을 접종한 뒤 심하게 땀을 흘리고 정신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한 여성노동자는 "직원 한 명이 백신을 맞은 직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면서 "심장에 문제가 있다고 한 다른 남성 직원은 백신을 맞은 뒤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고 했다.

특히 이 공장에선 백신 휴가가 별도로 주어지지 않았지만, 공장 측이 백신 접종을 할 경우 5000짯(약 3400원)을 주겠다고 하자, 많은 노동자가 백신 접종에 동의했다고 한다.

한편 미얀마 쿠데타 군정은 중국산 백신을 홍보하며 백신 접종률 높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킨킨지중앙전염병통제국장은 지난달 23일 관영 MRTV에 출연해 "중국산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 승인을 받은 만큼, 믿고 접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정에 맞서고 있는 조 웨이 소 국민통합정부(NUG) 보건부 장관은 "(군정이) WHO 지침을 따르지 않은 채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얀마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이 나라의 신규 확진자는 3399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누적 확진자는 39만9282명으로 늘었고, 누적 사망자는 1만5389명으로 집계됐다. 보건 전문가들은 미얀마의 의료진과 병상이 부족해 집에서 격리 중 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공식집계보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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