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

올해 태어난 아이, 고교 졸업 때면 나랏빚 1억 씩 짊어져야

중앙일보

입력 2021.08.30 11:05

[중앙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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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채무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올해 태어난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1억원이 넘는 나랏빚을 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30일 ‘국가채무 증가와 생산가능인구당 부담액’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기 이전인 2014~2019년의 국가채무 증가 속도는 연평균 6.3%다. 이러한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15~64세 국민 1인당 나랏빚은 2038년 1억원을 돌파해 2047년 2억원, 2052년 3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 국가채무 부담액 전망.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연령별 국가채무 부담액 전망.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한국의 국가채무는 지난해 말 기준 847조원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44%를 기록했다. 2018년 35.9%였던 국가채무비율은 2019년 37.7%로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19 사태 등에 대응해 재정 지출을 급격히 늘리면서 2020년 한 해에만 나랏빚이 124조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에도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나랏빚이 계속 급증하면서 국가채무비율은 47.2%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그동안 정부는 국가채무비율 40%선을 정부 재정건전성 마지노선으로 삼아왔다. 국가신용등급 AA 국가들 대부분이 채무비율 40%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한경연은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도 최근 한국의 국가채무 급증세가 경제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며 “코로나19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한국의 국가채무 증가속도는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경연은 향후 국가채무 증가율이 코로나19 발생 전 수준인 연평균 6.3%선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국가채무는 2030년 1913조원, 2040년 3519조원, 2050년 6474조원으로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서 미래 국민들의 국가채무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도별 국가채무와 채무비율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연도별 국가채무와 채무비율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통계청이 지난 2019년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는 지난해 말 3736만명에서 2030년 3395만명, 2040년 2865만명, 2050년 2449만명으로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가채무 증가속도와 생산가능인구 전망치를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생산가능인구 1인당 국가채무는 지난해 말 2267만원에서 2038년 1억502만원으로 늘어나 2047년 2억1046만원, 2052년 3억705만원까지 증가한다.

한경연은 이에 대비해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한국형 재정준칙’ 법제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형 재정준칙은 법적 구속력을 지닌 원칙으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채무비율은 60%, 통합재정수지적자는 -3%를 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10월 도입을 예고했지만 정부 발의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한경연은 재정준칙 법제화가 지연되는 동안에도 재정지출은 꾸준히 증가해 올해 말 통합재정수지가 GDP 대비 -4.4%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자녀 세대에게 과도한 빚 부담을 물려주지 않으려면 재정준칙 법제화 등 엄격하고 체계적인 재정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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