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빚 경고에도…내년 600조 ‘초수퍼예산’ 예고

중앙일보

입력 2021.08.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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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정부가 내년에도 ‘초(超)수퍼 예산’ 편성을 예고했다. 15일 기획재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예산 총지출 규모를 600조원 안팎으로 하는 내년 예산안 초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난주 보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 극복을 이유로 내년에도 확장재정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다.

코로나 위기 극복, 확장재정 계속
올해보다 7.5% 증액, 더 늘 수도
국민 1인당 나랏빚 1800만원 넘어

국가 예산 추이

국가 예산 추이

이는 올해 본예산(558조원) 대비 7.5% 증액하는 것으로 올해 총지출 증가율(8.9%)보다는 낮다. 그러나 2020~2024년 중기재정운용계획 상 내년 총지출 증가율(5.7%)보다는 1.8%포인트 높다.

그나마 이는 보수적인 전망이다. 당정은 코로나19 4차 유행이 계속 이어질 경우 내년 예산 지출을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기간이 길어질수록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에 따른 손실보상 재원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스터 샷’ 등 백신 예산, 의료기관 손실보상, 의료인력 활동 지원비, 공공의료 투자 등 방역 예산 확대도 불가피하다.

정부는 이와 함께 ▶국민취업지원제도 확대 등을 통한 고용 취약계층 지원 ▶코로나19에 따른 학습 손실과 교육·돌봄 격차 해소 ▶맞춤형 소득·주거·돌봄 안전망 강화 ▶자영업 구조 전환과 경쟁력 강화 ▶기후대응기금 신설 및 전기·수소차 보급 확대 등 탄소 중립 대비 등에도 예산을 투입한다. 이 경우 총지출 증가율은 8%대 이상으로 올라선다. 내년에 헌정 사상 최초로 총지출 규모가 600조원을 넘어선다는 의미다.

1800만원 돌파한 1인당 나라빚.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1800만원 돌파한 1인당 나라빚.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걱정은 이에 따라 나랏빚이 당초 계획보다 더 늘어난다는 점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저출산·고령화와 이에 따른 복지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재정 여력을 비축해 둬야 하는데, 최근 한국의 국가채무 증가 추이는 지나치게 빠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1인당 국가채무는 지난주 1800만원을 넘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인 2016년 말의 1212만원에서 588만원이 늘어난 것이다.

확장재정 정책이 인플레이션과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는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 지난 4월 이후 4개월 연속 2%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4개월 연속 2% 이상 물가가 오른 것은 4년 2개월만의 일이다.

김인준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국가부채 비율이 늘어나는 건 미래 세대에게 부담”이라며 “나중엔 정책을 쓰려고 해도 재정운용 자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제성장률이 아닌 재정 건전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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