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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울·이학주·김지찬 그리고…삼성의 선택, '또' 유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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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신인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서울고 유격수 이재현. [사진 삼성 라이온즈]

2022년 신인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서울고 유격수 이재현.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이 신인 1차 지명 권리를 '유격수'에 사용했다. 팀 내 유격수 자원이 워낙 많았던 만큼 지명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A 구단 단장은 "삼성은 뎁스(선수층)가 좋다는 외부 평가와 달리 유격수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 27일 2022년 신인 1차 지명 선수로 서울고 유격수 이재현(18)을 낙점했다. 지난해 리그 8위에 그친 삼성은 1차 지명 대상자를 폭넓게 고려할 수 있었다. 전년도 성적이 1~7위 구단은 연고 지역에서 1차 지명을 해야 하지만 8~10위 구단은 전국 지명이 가능했다. 연고 지역(대구, 경북, 강원 영동) 내 마땅한 1차 지명 대상자가 없다고 판단한 삼성은 전국 지명으로 눈을 돌렸다.

유격수 영입은 다소 의외다. 삼성은 유격수가 많다. 올 시즌 1군 경기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선수만 4명(이학주·강한울·김지찬·김호재)이다. 지난 6월에는 트레이드로 멀티 내야수 오선진을 영입했다. 2루수 김상수의 주 포지션도 유격수. 재활 치료 중인 이성규나 퓨처스리그(2군)에서 뛰는 김재현, 김성표까지 유격수가 가능하다. 지난해 12월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오재일의 보상 선수로 박계범(현 두산)이 팀을 떠났지만, 여전히 유격수 자원이 1, 2군에 넘쳐난다.

최근 몇 년 사이 집중적으로 유격수를 보강했다. 2016년 12월 FA로 팀을 떠난 최형우(현 KIA)의 보상 선수로 강한울을 찍었다. 원광대를 졸업한 강한울은 2014년 신인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에 지명된 유망추 출신이다. 2019년 신인 2차 1라운드에선 전체 2순위로 '마이너리그 유턴파' 이학주를 영입했다. 2020년에는 신인 2차 2라운드에서 예상보다 빠른 '얼리 픽'으로 김지찬을 호명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강한울이 전역해 포지션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몇몇 내야수 트레이드 제안을 거절해 선수를 지켰지만, 그 영향으로 교통정리가 되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이재현까지 영입해 활용 카드를 오히려 더 늘렸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우리 팀의 구성상 투수 파트에는 어린 유망주들이 많은데 야수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재현은 안정적인 유격수 자원"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최근 7년 동안 1차 지명 권리를 투수에 사용했다. 올 시즌에는 1차 지명을 앞두고 '유격수 영입'이라는 목표에 따라 움직였다.

이재현은 고교리그 정상급 유격수 자원이다. 올해 고교리그 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3(83타수 31안타), 1홈런, 21타점을 기록했다. 구단에 따르면 투수로 등판했을 때도 시속 144㎞ 빠른 공을 던진 강견이다. B 구단 스카우트는 "올해 드래프트에 나오는 유격수 중에선 김도영(광주동성고·KIA 1차 지명)에 이어 재능이 좋다. 김영웅(물금고)과 함께 유격수 '넘버 투' 자리를 다툰다"고 말했다.

홍준학 단장은 "투수 중에서는 눈에 확 들어오는 선수가 적었다"며 "주전급 야수들의 전반적인 나이도 많고 이제는 그다음을 생각해야 하는데 유격수 차원을 찾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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