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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여름 끝자락, 덕적도로 떠나는 나 홀로 여행

중앙일보

입력

여름 끝자락, 덕적도를 다녀왔습니다. 덕적도는 나 홀로 여행에 맞춤한 섬이었습니다. 한적하고 오붓한데, 낙도는 아니어서 혼자 다녀도 불편하거나 위험하지 않았습니다.

인천항에서 뱃길로 1시간, 덕적도는 다른 세상 같았습니다. 때뿌루해변·각흘도 같은 이국적인 지명에 괜히 기분이 들떴고, 끝이 보이지 않는 해변을 홀로 거닐 땐 드넓은 바다가 내 방처럼 편안했습니다. 콧등을 간질이는 바닷바람, 발가락 사이를 파고드는 모래알, 이따금 발목을 적시고 가는 바닷물. 모두 나를 위해 준비한 선물 같았습니다.

덕적도 밧지름해변. 손민호 기자

덕적도 밧지름해변. 손민호 기자

생전 처음 바다 낚시도 해봤습니다. 덕적도 우럭은 초보 낚시꾼의 미끼도 덥석 잘 물었습니다. 곰과 정말 똑같이 생긴 바위도 구경했고, 선미도에 들어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등대도 올라가봤습니다.

마을 주민 33명이 돈을 모아 문을 열었다는 빵집 '호박회관'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흠이 나서 팔지 못하는 덕적도 호박을 따로 사서 호박 빵을 만드는 곳이었습니다. 빵집 직원 네 명 모두 덕적도 주민이었습니다. 덕적도는 추억의 섬이라고 들었습니다. 민어 파시가 열렸을 땐 섬이 흥청거렸었다지요. 지금은 그저 평온하고 한갓진 섬입니다. 그 섬에 여름날의 추억을 묻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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