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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5189개 크기 울진 금강소나무숲을 여행하는 법(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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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에 가면 나라가 지키는 숲이 있습니다. 산림청이 보호하는 이 숲의 면적은 자그마치 37.05㎢. 축구장 5189개 넓이에 해당합니다. 나라가 이 숲을 지키는 건, 숲의 60%를 차지하는 금강소나무 때문입니다. 울진 금강소나무숲은 “여느 금강소나무 군락지와 비교를 불허하는 국내 최대 금강소나무 군락지(조병철 남부지방산림청장)”입니다.

울진 금강소나무숲에는 얼마나 많은 금강소나무가 있을까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다음의 현황은 알 수 있습니다. 수령 200년 이상 금강소나무 약 8만5000그루, 문화재 복원용으로 지정한 금강소나무 4137그루, 수령 500년 이상 보호수 세 그루. 미국 국립공원이 야생동물 수를 일일이 파악하지 않는 것처럼, 여기에서는 금강소나무 수를 어림짐작도 못 합니다.

경북 울진 금강소나무숲의 미인송. 손민호 기자

경북 울진 금강소나무숲의 미인송. 손민호 기자

이 광활한 소나무숲을 헤집는 길이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입니다. 단언하는데, 국내에서 생태관광의 본령에 가장 충실한 길입니다.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이 국내 생태관광의 본보기가 되는 이유는, 국내 최대 산림유산을 체험하는 유일한 방법이어서만은 아닙니다. 산림청이 주민과 함께 길을 운영하고 관리합니다. 예약자만 걸을 수 있고, 숲해설가가 동행해야 합니다. 7개 코스 모두 마을 주민이 만드는 점심밥이 탐방객에 제공됩니다. 탐방객을 위한 숙소도 마을에서 공동으로 운영하고, 탐방객을 안내하는 숲해설가도 지역 출신이 맡습니다. 우리나라에 길이 많다지만, 이렇게 마을과 더불어 지내는 길은 없습니다.

하늘을 향해 죽죽 뻗은 금강소나무 사이를 걷다 보면, 하루에 수십 번 부딛치는 우리네 사는 꼴이 시시해 보입니다. 솔향 머금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와도 좋습니다.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을 걷는 건, 국내 생태관광의 모범 사례를 몸소 체험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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