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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leisure] 강추! 나들이 - 당일치기 충남 해안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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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중앙일보 week&가 함께 떠난 가족은 강경호(34.LG CNS 근무.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씨네다. 강씨는 동갑내기로 전업 주부인 아내 정미영씨와 함께 두 아들 상문(6.구미초등 1학년).상훈(4)이를 알뜰살뜰 키우고 있다.

강씨가 꾸미고 있는 두 아들의 '성장일기'홈페이지(smiswi.hihome.com)를 들여다보면 이 가족이 얼마나 열심히 사는지를 엿볼 수 있다.('게으른' 가족들은 부러움을 참을 수 없을 것.)

부지런한 강씨.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며 '강추! 나들이' 참여를 신청해왔다.

그리고 토요일이던 지난 25일 week& 레저팀은 이들 가족과 당일 나들이를 다녀왔다.

곤하게 자는 아이들을 깨운 시간이 오전 6시. 바닷가의 저녁 추위에 대비해 든든한 옷가지를 가방에 담았다. 일찍 출발해 교통 체증을 피하고, 여행자들이 몰리기 전에 한산하고 여유롭게 방문지역을 돌아보는 게 좋다. 그래서 오전 7시 집을 나섰다.

서산.홍성.태안=성시윤 기자

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1. 서산 개심사

오전 10시 서해안 고속도로 서산 나들목에 도착. 도중에 행담도 휴게소에서 허기를 달랬다.

당진 방향 우회전→운산면에서 우회전해 647번 지방도로→한우개량사업소를 지나 개심사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 647번 지방도로 양편으로 목장의 언덕이 도로를 감싸고 있다. 동화 속 세상을 지나는 듯한 드라이브 코스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 중 하나인 개심사(開心寺.서산시 운산면 신창리.041-688-2256). "마음을 여는 게 뭐냐"는 상문이의 질문에, 강씨는 "친구랑 싸워 미워하는 마음이 생겼다면 그런 마음을 없애고 친구랑 잘 지내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돌계단을 오르기 10여분. 감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홍시가 당장이라도 떨어질 듯하다. 휘어 있는 나무를 깎아 다듬지 않고 그대로 건물 기둥으로 썼다는 게 이 절의 매력. 아이들은 이것에는 관심이 없는 듯 경내의 텃밭 앞에서 엄마와 '채소 이름 맞추기' 놀이를 했다. 입장료.주차비 무료.

2. 해미읍성

647번 지방도로로 다시 나와 해미 방향으로 계속 직진. 해미면소재지에 다다르자 도로 왼편으로 성곽 외벽이 나타난다. 오전 11시30분. 성을 따라 돌아 진남문 앞을 지나치면 성곽 모서리 부분에 주차 공간이 있다.

해미읍성(서산시 해미면 읍내리.041-660-2540)은 원래 조선 초 왜구를 막기 위해 쌓은 성. 현재까지 그 형태가 비교적 잘 보존돼 있다.

조선 고종 때는 천주교도 1천여명이 박해를 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성 내부에 드문드문 나무가 서 있고 잔디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상문.상욱이는 잔디밭에서 한참을 뛰어놀았다.

성 안쪽에는 옛적 성에 있었던 동헌 등을 복원해 놓은 건물이 서있다. 동헌 옆 우물 앞. 엄마 정씨가 "옛날에는 우물에 두레박을 넣어 물을 펐다"고 알려주자, 상문.상욱이는 전래 동화에서 우물 이야기를 읽었던 것을 기억해냈다. 입장료.주차비 무료.

3. 홍성 민속박물관

아이들이 전래 동화를 얼마나 열심히 읽었는지 검증해볼 때가 됐다. 찾아가는 곳은 홍성 민속박물관(041-632-4660.구항면 황곡리). 1년 전 문을 연 곳이다. 홍성 출신인 소정식(50.운수업)씨가 직접 수집한 옛 생활도구 2천여 점이 전시돼 있다. 그런데 매표소가 없다. 입구에서 잠시 서성거리니 박물관 옆 식당에서 소씨의 아내 윤경자(50)씨가 나와 문을 열고 내부의 불을 켜준다. "아직까지는 입장료를 받아도 될 정도로 시설을 갖추지 못했다"는 게 '입장료를 안 받는 이유'라고 한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전시물은 알차다. 아주 옛날 것들은 아니다. 요강.옛 교과서.타자기 등 20~30년 전까지는 친숙했지만 이제는 사라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이들보다 부부가 더 재미있어 한다. 그래서 '이게 뭐게' '이건 뭐에 쓰는 물건인 줄 알아' 제법 아는 체 하는 엄마.아빠의 질문이 이어진다. '놋쇠요강→밥 그릇''타자기→컴퓨터''다듬이→야구방망이''빨래 방망이→나무 칼'. 아이들의 답변에 부부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박물관을 나온 시간이 오후 2시.

4. 태안 안면도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간다. 29번 국도를 타고 다시 해미 방향으로 달리다 40번 국도 분기점에서 남당항으로 간다.

요즘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11월 초까지 제철인 대하다. 1㎏에 3만2천~3만3천원 정도. 가족은 새우 1㎏에 꽃게탕(4만원)을 시켜 먹었다.

그리고 태안군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으로 달린다. 오던 길을 되짚어 나가다 첫 삼거리에서 바로 좌회전하면 길은 천수만 방조제를 지나는 96번 지방도로와 만난다.방조제를 지나 안면도로 들어가 해안도로를 잡았다. 오후 5시 정도에 꽃지해수욕장에 도착하는 게 좋다. 서녘 하늘이 붉어지기 시작한다. 서해안 최고의 일몰을 보러온 수백명의 인파. 카메라를 들고 해가 떨어지길 기다린다. 모처럼 맑은 날씨. 바다로 안기는 해는 더없이 아름다운 일몰 풍경을 선사했다. 바다가 수평선을 넘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까지 모두들 박수를 치고 떠난다.

강씨 가족은 일몰의 여운을 가슴에 담기 위해 한참 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어두워진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 '강추! 나들이'에 참가하세요. 상세한 여행 계획과 자기 소개, 연락처 등을 담아 보내주시면 week& 레저 담당 기자와 함께 나들이를 다녀올 수 있습니다. 모든 일정이 생생한 경험담으로 지면에 반영됩니다. 가족 또는 친구끼리도 좋습니다. 신청은) 또는 팩스(02-751-5295)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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