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중앙포토]
◆ 유엔의 역할과 구성=유엔(UN.United Nations)은 1920년 창설된 국제연맹의 뜻을 이어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만든 국제기구다. 회원국은 192개국이며 남북한은 91년 동시에 가입했다.
유엔의 주요 역할은 전쟁 방지와 평화 유지 활동이다. 또 경제.사회.문화 분야의 국제 협력이나 환경 파괴 등 지구촌 문제 해결도 들어간다.
유엔은 주요 기구와 전문기구, 보조기구 등으로 구성된다. 주요 기구에는 총회.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경제사회이사회.신탁통치이사회.국제사법재판소.사무국 등이 있다.
핵심 기구인 안보리는 미국과 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이사국을 포함해 모두 15개국으로 이뤄진다. 상임이사국의 임기는 영구적이며 거부권을 가진다.
임기 2년의 비상임이사국은 지역별 배분 원칙에 따라 선출되며 거부권은 없다. 전문기구는 국제노동기구(IL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등 18개다. 보조기구는 유엔환경계획(UNEP).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등이다.
◆ 사무총장 어떻게 뽑나=사무총장 선출은 유엔 헌장(제97조)이 정한 절차에 따라 안보리가 후보를 추천하고, 총회가 인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사무총장 후보자가 안보리 추천을 받으려면 안보리 회원국의 3분의 2(9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그러나 상임이사국 가운데 한 나라도 반대하면 안 된다.
사무총장 추천을 위한 안보리 예비 투표는 네 차례 실시된다. 후보의 인준은 별도 투표 없이 총회에서 회원국들의 박수로 대신하는 게 관행이다. 사무총장 직은 대륙별 순환 규정은 없지만 보통 돌아가며 맡게 된다.
◆ 지위와 역할=유엔 헌장(97,100조)에 따르면 사무총장은 유엔의 수석 행정관으로, 어떤 국가나 기구의 지시 또는 영향을 받지 않는 국제공무원이다. 임기는 5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사무총장은 사무국을 포함해 4만 명에 이르는 산하 기구 직원의 인사권과 연 13억 달러(약 1조3000억 원)가 넘는 유엔 예산을 집행하는 권한을 갖는다. 또 총회와 안보리 등 유엔이 여는 회의에 사무국 대표로 참여하며, 관련 문제에 대해 모든 유엔 기구와 협의한다. 외국을 방문할 때는 국가원수에 해당하는 예우를 받는다.
사무총장의 주요 권한은 국제 분쟁 예방을 위한 조정과 중재다. 유엔 헌장(제99조)에 사무총장은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 안보리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분쟁 지역에 특사를 파견하거나 중재자로 나서 이해 당사자들의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사무총장은 강대국과 개발도상국, 약소국의 입장을 함께 고려하는 조정자 역할도 한다. 사무총장이 중재하는 문제는 강대국의 이익과 맞설 때가 많다. 그래서 역대 사무총장은 강대국의 이익과 직접 연관이 없으며,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이 약한 나라 출신이 대다수였다.
반기문 차기 사무총장은 미국과 중국.러시아 등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분쟁 지역 출신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 풀어야 할 숙제=유엔은 현재 안보리와 사무국 개혁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안보리 개혁의 핵심은 상임이사국 숫자를 늘려 대표성을 높이는 것이다. 개도국들은 강대국 중심의 현재 상임이사국 구성으로는 자신들의 이익이 제대로 대변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개도국은 현재 전체 회원국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한다.
사무국 운영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다. 2004년 사무국 직원들이 유엔의 금수 조치 대상국이던 이라크의 원유 수출과 관련해 원유업체들에게 뇌물을 받은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태종 NIE 전문기자, 장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