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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대 발전소 보일러 회사 '미쓰이밥콕' 두산중공업이 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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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최대 발전설비 업체인 두산중공업이 발전소 핵심 설비인 보일러의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영국의 보일러 설계 및 엔지니어링 회사인 미쓰이밥콕의 주식 전량을 200억엔(약 16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미쓰이밥콕의 모기업인 일본 미쓰이조선과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미쓰이밥콕은 미국 B&W.포스터휠러, 프랑스 알스톰과 함께 발전소 보일러의 원천기술력 면에서 세계 4대 회사에 들어간다. 특히 화력발전소 보일러로 많이 쓰이는 '미분탄 연소 보일러'의 설계 및 엔지니어링.제작 기술이 강해 미국.유럽.중국 등 30여개국에 제품 및 기술을 공급해 왔다. 미분탄은 미세한 가루로 만든 석탄이다. 두산중공업은 친환경 설비 등에 대한 기술 투자를 강화해 연 7500억원 가량인 미쓰이밥콕의 매출을 3년 안에 1조원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두산중공업은 이로써 석탄을 쓰는 화력발전소 시장에서 알스톰.B&W 같은 세계 선도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 회사는 그동안 알스톰과 제휴해 보일러 사업을 해 왔으나 원천기술이 없어 단독 해외 진출이 사실상 어려웠다. 석탄 화력발전소 시장은 미국과 유럽.중국만 해도 2030년까지 약 75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2000년 한국중공업을 두산이 인수하면서 민영화한 두산중공업은 2004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원천기술과 해외 생산거점 확보에 주력해 왔다. 이를 위해 지난해와 올해 역삼투압 방식의 담수화 설비를 만드는 미 AES사와 철강 주조 및 단조회사인 루마니아 IMGB를 각각 인수했다. 내년 1월에는 베트남에 대규모 설비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중동지역에 편중된 해외 매출을 세계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박지원 부사장은 "원천기술을 사들여 자체 개발로 20~30년 걸릴 경쟁력을 단시일 안에 확보하게 됐다"며 "우리의 설비 제작, 마케팅 능력과 미쓰이밥콕의 엔지니어링, 기술 서비스 능력을 결합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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