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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 동물 기생균 "요주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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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인체에 거의 무해한 것으로 그동안 알려졌던 몇몇 기생균들이 최근 생명까지 위협하는 원인균으로 재등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 기생균은 고양이·개 등 애완 동물들이 주 감염원으로 밝혀지고 있어 이들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들 위험 기생균으로 학자들은 「톡소플라즈마」 「뉴모시스티스」 「크립토스포리디움」 등의 균을 꼽고 있는데 이들은 인체 면역 체계의 결함이 있을 때 특히 극성을 부리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들 기생균 중 뉴모시스티스는 에이즈로 사망한 사람들의 상당수에서 공통적으로 검출돼 사망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 균은 원래 대부분의 사람 몸에 기생하는 것으로 마치 대장균처럼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별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에이즈는 물론 스테로이드제제코티손 등 각종 면역 억제 약품의 사용이 크게 늘면서 이들 기생균으로부터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 기생균은 사람은 물론 가축에도 널리 퍼져 있어 이들과의 접촉으로 감염 확률 또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톡소플라즈마의 경우 임산부가 감염되면 유산·사산·무뇌아증 등 태아에 치명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고려대 의대 임한종 교수 (기생충학)는 『톡소플라즈마는 고양이의 대변에서 주로 많이 발견되므로 임산부의 경우 이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각종 조사에 의하면 우리 나라 사람들의 톡소플라즈마 감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은 20% 내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균에 감염된 상태다.
뉴모시스티스의 경우 호흡기를 통해 균이 체내로 침입하는데 쥐·개·고양이 등 각종 가축의 폐에서도 기생하고 있으므로 가능한 한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근들어 발견된 크림토스포리디움은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인체 발견이 없으나 외국의 예로 보아 조만간 체내 기생이 밝혀질 것으로 임 교수는 내다보고 있다.
크립토스포리디움 역시 건강할 때는 아무 증상도 나타나지 않으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각종 질병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교수는 『우리 나라의 경우 이들 기생균 감염률은 외국에 비해 훨씬 낮은 편이지만 이들 감염 질환에 대한 일반 의사들의 인식도가 낮고 진단적 뒷받침이 없기 때문에 정확히 밝혀지지 않는 때가 많다』고 말한다.
이들의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가능한한 개·고양이 등과의 비위생적인 접촉을 피하는 것이 우선되고, 돼지고기 등을 날로 먹지 않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고양이와 접촉이 많았던 임산부의 경우는 사전에 혈청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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