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출신 프리마돈나 서덜런드 은퇴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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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0세기 최고의 소프라노가수중 한사람으로 밀라노라 스칼라극장의 청중들로부터는「라 스튜펜다」(거장)라는 칭송까지 받았던 호주출신 프리마돈나 조앤 서덜런드 여사(64)가 10월2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의 공연을 끝으로 은퇴했다.
시드니출생인 서덜런드는 오페라에서 2차 대전 이후 가장 경향 력 있는 여성으로 꼽혀 마리아 칼라스와 동렬에 오를 만한 명성을 얻었다.
그녀는 또 지난 19세기이 후 잊혀 온 클로라투라투(드러매틱하고 현란한 분위기가 넘치는)발성법을 재연해 주목받았다.
서덜런드는 영국 왕립음악대학에서 공부하고 모차르트 작『마법의 피리』에서 퍼스트 레이디 역으로 데뷔했다.
59년 도니제티의 『루시아디 라머무어』에서 프리마돈나로 나와 세계적 명성을 얻게된다.
프랑코 제피렐리가 연출한 이 공연중 그녀는 루시아의 광란의 장면에서 피로 얼룩진 가운을 입고 계단을 내려오는 장면을 연기함으로써 음악비평가들에게 오페라 역사상 가장 큰 센세이션의 하나라고 극찬을 받는 대 스타가 된 것이다.
지나온 64년 동안 그녀는 48개 오페라에 출연했으며 80장 이상의 음반을 내놓았다. 당대의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칼라스와 같은 스타 등과 함께 공여도 했다.
이제 할머니가 된 서덜런드 여사는 지병인 관절염의 악화로 스위스자택에 승강기를 설치할 수밖에 없게 하고 있다.
그녀는 비참한 최후(고령으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날)가 아닌 화려한 은퇴를 위해 고향인 시드니무대에서 독일 오페라 작곡가인 마이어베어의『레위그논』에서 주인공역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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