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기상 「주말까지 비」/미수금 강제정리로 매물 늘어(시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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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북방 관계개선에 한가닥 기대
지난 주말 6백선이 또다시 무너진 증시는 이번주에도 뚜렷이 기대되는 호재없이 약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증시회복을 위해 악성외상주식 정리는 겪어야할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어쨌든 당분간은 이로 인한 매물증가가 주식시장을 먹구름처럼 짓누를 것은 분명하다.
특히 오는 20일부터는 새로 발생하는 미수금 및 미상환융자금은 발생 즉시 반대매매하도록 돼 있다.
이미 「깡통」으로 전락한 계좌는 일괄정리 시한인 내달 10일까지 그냥 끌고간다 해도 담보비율 1백∼1백30%의 예비깡통계좌에 대한 증권사들의 반대매매가 전주보다 더욱 늘어날 상황인데다 신규외상주식에 대한 이같은 강경방침은 단기적인 장세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결국 미수금 및 미상환융자금 정리에 따른 매물증가는 주가하락을 가져오고 주가가 떨어지면 깡통계좌의 손실은 더욱 커지고 정리해야 할 예비깡통계좌도 늘어나게 돼 증시내부의 기상은 「당분간 비」라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증시외부의 여건 역시 반가운게 별로 없다. 무엇보다 이라크의 프랑스대사관 침입으로 인해 중동사태가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이번 수재로 인플레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연 17%를 웃돌 정도로 시중자금사정은 빡빡하게 돌아가고 있으며 신도시아파트 분양에 따른 계약금과 중도금은 증시자금유입을 가로막고 있다.
추석자금이 풀린다고 해도 내달 10일 깡통계좌 일괄정리 전까지는 증시로 유입될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
증시일부에서는 이런 저런 요인을 감안해 볼때 앞으로 종합주가지수는 한두번쯤 최저치를 경신하지 않을까 하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한가지 기대해 볼만한 것은 북방관련재료다. 지난주말 소련과의 무역 및 항공협정이 가조인됨에 따라 대소무역이 보다 활성화될 전망인데다 북경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중국 및 북한과의 관계개선도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는 것.
외상주식 정리장세를 증시안정기금이 떠받치고 이같은 악성매물이 어느정도 정리되고 주가가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일반매수세가 가담하리라고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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