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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남매 키워준 우리 이복오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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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우리를 수십 년째 돌봐준 소중한 오빠가 계십니다. 40년 전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우리 가족은 이복오빠와 9살이던 저, 그리고 어린 동생 셋이 남게 됐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옥수수죽도 쉽게 먹을 수 없었던 그때, 오빠는 다니던 초등학교까지 포기하고 저희 4남매를 돌봐야 했습니다. 오빠는 새벽엔 술을 배달했고, 낮에는 시장터의 노점에서 과일 장사를 하는 아저씨를 거들었습니다. 밤에 집에 와서는 부업으로 동생들이랑 함께 헝겊에 단추 다는 일을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사고로 오빠가 다리를 다쳤답니다. 병원에 가야 했지만 수술비도 없었고, 어린 우리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발을 굴렀습니다. 그렇게 결국 오빠는 14살에 오른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장애 때문에 스스로도 많이 힘들고 속상했을 텐데 동생들을 위해 강하게 마음을 먹고, 항상 동생들 앞에서는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오빠는 우리를 항상 사랑으로 지켜주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중학교까지 졸업할 수 있었고, 동생들은 고등학교까지 졸업했으니까요. 오빠는 33살에 늦게 결혼을 했지만, 자식도 없이 결혼생활은 실패해 버렸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 오랫동안 재혼도 하지 않고 동생들을 위해서만, 헌신했고, 혼자서 살아가고 있어요.

40살부터 리어카로 고물을 수거하는 일을 하게 되었는데, 지금 육순이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일 새벽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고물을 모으고 있어요. 쓸 만한 헌옷들이나, 쓸 만한 가전제품이 있으면 팔지않고 자기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도 한답니다. 언젠가 오빠가 저희 동생들에게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행복과 불행, 사랑과 미움,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은 공존하는 거라고. 그래서 가끔은 힘들고 어렵더라도 용기를 갖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꼭 행복과 즐거움, 희망은 다시 찾아올 거라고 말입니다. 오빠에게 쉽게 전하지 못했지만. 얼마 있으면 오빠 생일이 다가오는데 그때는 제가 오빠에게 꼭 건강하라고 말할 거랍니다. "오빠, 내가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우리 오빠, 사랑해, 항상 고마워, 건강해요."

※ 이 글은 조인스닷컴과 팬택계열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랑의 휴대폰' 1차 이벤트 '부모님과의 사랑-효(孝)'에 당선된 신선씨의 수기를 정리한 것입니다. '커플 간의 사랑-설렘'을 주제로 한 2차 이벤트는 조인스 블로그(blog.joins.com)에서 27일까지 진행됩니다. 많은 응모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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