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최호진 방송펑크 '행방불명'

중앙일보

입력

한 방송인이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편지 한 통 달랑 써 놓고 행방불명됐다. 그 배경을 둘러싸고 여자 친구조차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다"고 말하는 등 의문 투성이다.

바로 KBS 1TV <세상은 넓다>(월~금 오후 5시 45분 방송)의 진행자였던 최호진(37). 그는 지난 8월 말 제작진에게 일방적으로 도중하차 하겠다는 뜻을 밝힌 한 통의 편지를 보낸 후 현재까지 2개월 동안 연락이 두절됐다.

최호진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는 <세상은 넓다>의 박정옥 PD는 "8월 말에 쓴 편지를 9월 1일에 받았다. 내용은 단지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두게 됐으며 1~2년 해외에서 머물 것이라고 했다. 그 이상의 상세한 내용은 없었다. '이제 그만둘 때가 된 것 같다'는 아리송한 설명만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후에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갔다'는 풍문을 들었으나 그 또한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으로 갔다면 미리 이주를 준비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여행인지 궁금하다. 가장 이상한 것은 방송 활동 중단 뜻을 왜 미리 밝히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두 달이 다 돼가도록 전화 한 통화 없다"며 "다행히 프로그램 스톡분이 3주치 있어서 후임자 물색에 어려움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여자 친구인 지승현 아나운서는 전화 통화에서 "최호진 씨가 왜 갑자기 프로그램을 그만두었는지 아느냐?" "방송 관계자들은 행방불명이라 하는데 현재 연락이 되느냐?" 는 질문에 "나는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껴 더욱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또 "헤어진 것이냐?"고 묻자 "그런 건 아니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의 잠적 소식은 2개월 동안 서서히 KBS를 중심으로 퍼져나왔다.

최호진의 한 측근은 "그 동안 성실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던 호진 씨가 그답지 않은 행동을 한 것 같다. 여자 친구와도 꽤 잘 지낸 편이었다. 왜, 갑자기 사라졌는지 우리도 궁금하다. 편지를 한 통 보냈다는 것으로 봐 자의에 의한 행동 같지만 그래도 혹시 나쁜 일을 당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최호진은 1987년 KBS 12기 공채 탤런트 출신으로 <사랑이 꽃 피는 나무>로 데뷔해 일일극 <당신이 그리워질 때> 등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지난 해 지승현 아나운서와 연인 사이로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일간스포츠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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