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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무로후시 투해머서만 5연패|아시안게임 영웅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스포츠는 영웅을 만들고, 그 영웅은 금메달 수와 눈부신 기록으로 흔히 저울질되게 마련이다.
지난 51년 뉴델리 제1회 아시아드부터 지난 86년 서울 대회까지 걸출한 스포츠 영웅들이 명멸해왔다.
40여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부침을 거듭해온 수많은 아시아 스타들 가운데 아시아인 특유의 체력적 핸디캡을 극복하고 정상을 누빈 아시아 최고의 스포츠 영웅은 누구일까.
역대 아시아드를 통틀어 가장 눈부신 활약을 보인 스타 플레이어는 일본의 무로후시가 단연 압권이다.

<41세 때 서울대회 우승>
무로후시는 투해머로 아시안게임 5연패라는 전무 후무의 대기록을 작성, 초인적으로 인간한계를 뛰어넘은 슈퍼스타다.
21세의 나이로 70년 방콕대회에 첫 출전, 86년 서울 아시안게임까지 16년 동안 아시아에서 무적을 자랑해온 걸인이다.
그는 서울대회에서 일본중앙대 교수로 재직하며 41세의 장년의 나이로 우승, 감상적인 일본인들을 흥분시키며 일본열도를 들끓게 했다.
무로후시는 84년 LA올림픽에서의 왼쪽 무릎과 허리부상으로 85년 말 잠시 은퇴했다가 86년 초 현역으로 복귀했다.
그는 82년 뉴델리 대회에서 MVP에게 주는 영예의 이상백배를 수상하기도 했다.
아시아드는 중국이 74년 테헤란 대회에 첫 출전하기까지 수영·육상 등 일부 종목에서 다관왕이 탄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록 경기에서는 세계수준과는 현격한 차이가나 스포츠 영웅으로 회자되기에는 부끄러울 정도였다.
아시아의 스포츠가 구미에 비해 낙후되던 60년대, 역도로 세계무대를 풍미하던 미야케 요시노부는 그 예외적 인물로 꼽힌다.

<미야케 역도서 괄목>
일본역도의 대명사로 추앙을 받고 있는 그는 66년 방콕대회에서 60㎏급에 출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그는 이미 64년 동경올림픽에 이어 68년 멕시코 올림픽까지 2연패의 위업을 달성,「작은 헤라클레스」라는 닉네임을 가졌다.

<농구천재 비 로이자가>
구기종목 가운데 우뚝 선 슈퍼스타는 필리핀 출신의 농구천재 로이자가.
로이자가를 주축으로 한 필리핀 팀은 원년대회부터 62년 자카르타 대회까지 4연속 제패라는 당시로서는 전대 미문의 대기록을 세웠다.
아시아무대를 휘젓던 일본은 수영만큼은 철옹성으로 어떤 도전도 불허했다.
이러한 일본 열풍에 찬물을 끼얹고 혜성같이 등장한 수영스타가 한국의 조오련. 그는 70년 방콕 대회와 74년 테헤란대회에서 자유형 장거리에 출전, 2관왕 2연패를 달성, 「아시아의 물개」라는 격찬을 들으며 10년간 아시아 수영계를 풍미했다.
아시아를 발판으로 세계레슬링을 완전 정복한 일본의 다카다 유지도 추억의 슈퍼스타.
일본 스포츠의 신화적 존재로 평가받은 그는 아시안 게임에서는 78년 방콕대회에서 우승했고 76몬트리올 올림픽 등 각종 세계대회를 6연패, 기염을 토했다.

<「배구의 마녀」중국 랑핑>
배구선수로는 중국여자 배구의 간판 랑핑이 돋보인다.
「동양의 마녀」로 불린 랑핑이 이끄는 중국은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중반까지 아시아는 물론 세계 정상에 군림한 천하무적이었다.
중국은 랑핑의 천부적 플레이로 81·85년 월드컵 대회, 84년 LA올림픽, 82·86년 세계선수권대회를 모조리 휩쓸었다.
랑핑이 은퇴하자 중국은 서울 올림픽에서 최강자리를 소련에 물려주고 3위에 머무르는 수모를 겪었다.
전력에 일대 차질을 빚은 중국은 북경대회를 앞두고 그를 팀에 복귀시켜 다시 세계정상을 구가하고 있다.
중국과 함께 74년 테헤란 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한 북한은 서길산이란 걸출한 총잡이를 배출했다.

<신화 남긴 양궁 김진호>
서길산은 82년 뉴델리 대회에서 공기권총·자유권총·센터 파이어 권총 개인 및 단체전과 속사권총 개인전에서 우승, 권총부문 7관왕에 올라 아시안 게임사상 최다 금메달 리스트로 꼽히고 있다.
서길산은 이에 앞서 78년 방콕대회에서도 속사권총 단체에서 금메달을 차지, 북한을 상위권으로 끌어 올리는데 수훈갑 선수였음은 물론이다.
기록부문에서 또 하나의 육상스타 우샤(인도)도 빼 놓을 수 없다.
달리는 검은 진주 우샤는 86서울대회 때 인도가 따내 5개의 금메달 중 4개를 혼자 따낸바 있는 인도 육상의 보배.
놀라운 가속력으로 2백m·4백m에서는 추종을 불허한 아시아 최고의 여자프린터였다.
이밖에 중국 체조의 별 리닝, 한국 양궁의 기수 김진호 등도 아시아드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왕년의 스타 플레이어들이다. <방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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