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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사태 평화해결 “실낱 희망”/국제(뉴스파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케야르등 중재노력 빨라진 발걸음/이라크 강온작전… 미 무력사용 고민
지난주 중동정세는 지금까지의 일촉즉발 위기에서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의 기미가 비록 조금이나마 비치기 시작한 한 주였다.
지난달 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후 처음으로 이라크는 전쟁이라는 최후수단을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이라크가 그동안 유엔결의에 의한 경제봉쇄조치로 곤란을 느끼기 시작한데다 유엔 안보리가 효과적 경제제재를 위해 무력사용을 할 수 있다는 결의를 함으로써 국제적 압력을 실감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27일 이라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경 주둔군을 16㎞ 후방으로 철수시키는 한편 「조건부」 쿠웨이트 철군 용의를 밝혔다.
같은 날 케야르 유엔 사무총장은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에 대해 회담을 제의했으며 이라크가 이를 수락,30일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케야르­아지즈 회담이 열렸다.
그러나 이같은 평화적 해결노력에 대해 미국은 그 실현가능성에 회의적 입장을 보이면서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수 ▲억류인질의 석방 ▲알 사바 왕의 쿠웨이트 복귀 ▲이라크의 팽창정책 포기 ▲페르시아만 원유공급의 원활화 등 지금까지의 주장을 반복,군사력을 통해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강경입장이다.
한편 이라크는 대 서방 선전을 강화하고 있다. 후세인은 민간복차람으로 인질들과 만나는 장면,서방측 TV와의 회견 등 유화적 측면을 보이면서 이라크는 사우디를 침공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때 출국 금지시켰던 쿠웨이트 주재 미국대사관 직원들의 터키로의 출국을 다시 허용하고 억류중인 인질 가운데 부녀자ㆍ어린이들을 내보내는 등의 평화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호전적인 태도를 여전히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이라크는 28일 쿠웨이트를 이라크의 19번째주로 선포,쿠웨이트를 명실상부한 이라크 영토로 만드는 한편,만약 전쟁이 시작되면 사우디는 물론 이스라엘까지 미사일과 대포로 공격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입장은 결코 쉽지 않다. 일부에선 사태가 장기화되면 될수록 미국의 입장이 어려워지므로 무력을 동원한 속전속결만이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미국내 여론은 이라크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무력침공을 하지 않는다면 굳이 무력을 먼저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어 부시 행정부가 무리한 군사작전을 펴는데 부담이 되고 있다. 또다른 문제는 막대한 전비문제다.
미 국방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하루 4천6백만달러의 전비를 쓰고 있으며,오는 9월말까지 25억달러선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본격적인 무력충돌이 일어날 경우 하루 10억달러까지 전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미국은 중동ㆍ서방국가들에 주둔비용의 일부를 부담시킬 것이라고 부시 대통령이 30일 밝혔다.
미국은 우선 약 2백30억달러 규모의 모금을 결정하고 있는데 사우디아라비아 40억ㆍ망명 쿠웨이트 30억ㆍ아랍에미리트연합 10억ㆍ일본 13억ㆍ서독 6억달러 등을 부과할 예정이며 한국에도 상당액을 부담토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ㆍ쿠웨이트산 원유에 대한 금수조치로 인한 세계원유부족분 4백만배럴에 대한 증산여부를 놓고 27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회원국 회의는 참석 11개국중 이란을 제외하고 모두가 원유증산에 「원칙적으로」합의,석유쇼크의 불안을 상당히 덜게 했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28일 캄보디아내전이 끝날때까지 5개 상임이사국에 의한 신탁통치 실시를 결의했으나 캄보디아 4개 정파간 합의가 안된 상태에서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의문이다. 또 그동안 진통을 거듭하던 통독 제2국가조약이 양독간 이견을 해소하고 31일 베를린 라이히스타크에서 조인,통독을 위한 내부적 과정을 완결시켰다.<정우량 외신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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