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극제」 진행 "삐끗"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연극계 최대 축제인 서울 연극제가 23일 개막됐다.
그러나 이번 연극제의 실질적 운영권이 축제 개막을 앞두고 공연기획사 코벤토 (대표 배경환)에서 각 극단으로 떠넘겨져 행사 진행에 혼선을 빚고 있다.
서울 연극제 운영위원 (위원장 김정옥)는 21일 오후 연극제 참가 극단 대표자 모임에서 연극제 운영권이 옮겨졌음을 통보하고, 각 극단이 실질적 운영 준비를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
연극제 운영권이 개막 직전에 옮겨진 것은 당초 코벤토가 실질적 운영을 전담하는 대신 제작 지원비 1억5천만원을 운영 위원회에 지급키로 약속했다가 이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
운영 위원회는 코벤토측이 후원자를 못 찾아 제작 지원비를 지급하지 못하게 되자 지난 20일 코벤트 대표와 가진 최종 협의 과정에서 기존의 계약을 무효화하기로 합의했다. 운영위원회는 코벤토측이 약속한 제작 지원비를 포기하는 대신 공연 기간 중 매표 수익을 각 극단이 관리하기로 했으며, 코벤토 측에는 기획·홍보 업무만 계속 맡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극제의 모든 진행업무를 코벤토가 맡게된 만큼 각 극단은 작품 제작에만 힘써달라』고 했던 운영위원회의 장담에 공연 연습의의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던 각 극단은 뒤늦게 흥행 부담을 모두 떠맡게 됐다. 축제에 참가하는 8개 극단으로서는 흥행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코벤토로부터 받을 예정이었던 제작지원비 1억5천만원이 없어지고 오히려 공연적자를 부담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제작 지원비 1억5천만원은 전체 공연 객석의 절반에 해당하는 매표 수익인데 반해 예년의 실질적 매표 수익은 전체 객석의 30%선에 머물러왔다.
최종 확정된 공연 일정은 표와 같다 (장소는 문예회관, 공연 시간은 오후 4시30분·7시30분. 유고 극단 27일 4시 공연 없음. 23, 24일은 전야제와 세미나). <오병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