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연극 형식의 창조가 과제로 남아|한국 연극 예술상 수상 연출가 강영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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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상과는 인연이 없어 보이던 중견 연출가 강영걸씨(48)가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연극인들에게는 가장 뜻있는 상인 한국 연극 예술상을 받게됐다.
강씨는 상반기 화제작 『그것은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극단 민예), 『실내 전』 (극단 로뎀), 『연상의 여자』 (극단 민중) 등을 연출, 연극협회가 매년 가장 활동이 두드러진 연극인에게 주는 연극 예술상의 16번째 수상자로 결정됐다.
『상 받으면 기분 좋다더니 정말이네요. 처음 받는 상이기도 하지만 직접 연극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연극 협회에서 주는 상이라 더욱 기쁘고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강씨의 수상 소식에 연극계는 『받을만한 사람이 받을만한 시기에 받았다』고 평하고 있는데 「연극 만들기 20년」이라는 그의 외곬인생이 최근 활짝 꽃을 피우기 시작했기 때문인 듯.
올 상반기 그가 연출한 세 작품은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연상의 여자』는 코미디물로 관객의 반응이 좋아 지난달 재공연 됐으며, 『그것은…』은 작품성을 높이 인정받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서울연극제 참가작으로 선정됐다. 『실내전』도 좋은 평에 힘입어 9월12일부터 재공연 된다.
『초창기에는 리얼리즘만이 연극이라는 생각에 서양 번역극만 했죠. 그러다 70년대 후반부터 우리 고유의 연희인 굿과 민속의 묘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우리 전통과 서구 연극을 결합한 한국식 연극 형식의 강조가 과제로 남았습니다.』
강씨는 현재 극단 민예의 대표. 시상은 23일 오후 2시 문예 회관 대극장에서 열릴 제8회 전국 연극인 대회 석상에서 있을 예정.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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