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제철소 구상에서 건설까지 "4전5기"

중앙일보

입력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일관제철소를 구상한지 어느새 30년. 둘째 아들인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드디어 아버지의 '유지'를 이루게 됐다.

현대의 제철사업 의지가 처음으로 드러난 것은 78년. 현대제철주식회사(가칭) 설립안이 만들어졌을 때다. 당시는 정부가 포항제철소를 한창 확장하고 있던 시기로 현대의 제철사업 계획 이 세상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현대가 오랜 잠복기를 거쳐 처음으로 일관제철소 건립 방안을 공식 발표한 것은 94년 7월. 총 7조7000억원을 투입해 연산 93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부산 가덕도 앞바다를 매립해 건립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정 명예회장이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채 계획은 관심권에서 점차 멀어져갔다. 잠잠하던 현대의 제철사업 꿈은 95년말 정몽구 현대그룹 회장이 취임하면서부터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96년 9월 현대제철소 입지를 놓고 전북 새만금지구와 경남 하동 갈사간척지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나 '공급과잉론'을 들고 나온 정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 이듬해 정 회장은 경남 하동군과 고로제철소 건립 기본합의서를 체결했지만 곧바로 터진 '외환위기'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정 회장이 다시 호기를 잡은 것은 INI스틸·현대하이스코가 지난 2004년 10월 포스코· 동국제강을 제치고 한보철강 인수에 성공한 덕분이다. 이때 정 회장은 한보철강을 방문해 직접 언론을 상대로 고로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하게 된다.

2004년 당시 현대제철은 한보철강 매각을 위한 국제입찰에 참여, 당시 미국, 영국, 일본 등 7개국 15개사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입찰과정에서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한보철강 인수를 마무리 짓게 된다.

현대제철(33,800원 1,050 -3.0%)은 전체 공정률 70% 미만의 수준이었던 당진공장을 불과 7개월만인 2005년 5월 A열연공장을 정상화한데 이어 2006년 10월 B열연공장 상업생산에 성공, 완전정상화를 이뤄내게 된다. 현대제철이 당진공장 정상화에 투자한 비용은 인수금액 8100억원을 포함해 약 2조원이 소요됐다.

이후에도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사업 추진계획은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이듬해인 2005년 5월 충남도에 당진군 송산면 일대 96만평 부지에 대한 지방산업단지 지정을 신청함으로써 제철소 사업이 구체화됐다. 2006년 1월에는 이 지역에 대한 충남 송산산업단지 승인이 완료되면서 본격적인 건설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머니투데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