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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그 아기, 이제 날쌘 미드필더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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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한국에 온 베베투(오른쪽)가 아들 마테우 스와 함께 '아기 어르기' 동작을 재연하고 있다. 뒷배경은 1994년 미국 월드컵 골 뒤풀이 장면. [연합뉴스]

"가장 행복한 순간에 했던 골 뒤풀이였고, 지금도 많은 선수가 따라하는 모습을 보면 행복해집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아기 어르는 골 뒤풀이'로 유명한 왕년의 브라질 축구스타 베베투(42)가 27일 한국에 왔다. 자신이 지도하고 있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유소년 선발팀을 이끌고 온 베베투는 다음달 3일 경남 남해에서 개막하는 'MBC 국제 꿈나무 축구대회'에 참가한다. 이번 방한에는 '아기 어르기'의 주인공이었던 아들 마테우스(12)도 동행했다. 마테우스는 리우 선발팀의 미드필더다.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끈 미국 월드컵 직전에 마테우스가 태어났고, 골을 넣은 뒤 동료와 함께 한 '아기 어르기' 골 뒤풀이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후배 아드리아누가 재현하는 등 골 뒤풀이의 '고전'이 됐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일 좋아하고, 호날두의 동료인 박지성도 잘 알고 있다는 마테우스는 "빠르고 굉장히 정확한 플레이를 했다"고 아버지의 선수 시절을 평가할 만큼 커 있었다.

지난해부터 유소년팀 감독을 맡고 있는 베베투는 "많은 한국 유소년.청소년들이 브라질로 축구 유학을 온다. 이들은 체력을 바탕으로 '달리는 축구'를 하는데 브라질 선수들에 비해 경기 조절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브라질 어린이들은 조그마한 공을 가지고 좁은 공간에서 하는 '살롱(풋살)'을 통해 축구의 재미를 느끼고 발재간을 배운다. 눈앞의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꾸준히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경기를 봤다는 베베투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한국 축구가 많이 발전했다. 이제는 많은 한국 선수가 외국에 진출하고 외국 선수들도 그만큼 한국에 들어오게 해 경기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베베투는 84년 플라멩고(브라질)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2002년 은퇴할 때까지 19년간 프로선수로 뛰었다. 그는 "축구선수를 꿈꾸고 있다면 술.담배는 물론 어릴 때부터 음식을 조절하고 몸을 준비해야 한다. 선수로 뛰는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흘러간다"고 조언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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