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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대선 주자 3인의 대북 정책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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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박근혜 "전작권.연합사 문제에 분노"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서
"정부가 나라 위기에 빠뜨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26일 "국민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겨주는 이런 정부에 분노를 느낀다"고 현 정권의 안보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한미연합사 해체를 보며 굉장한 분노를 느낀다. 전쟁 억지력을 위해 얼마나 공들여 한미연합사를 만들었는데 (현 정권이) 그것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고 엉망으로 만들어 나라를 위기에 빠뜨렸다"는 말과 함께였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도식 자리에서다.

그는 추도 행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외교.안보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국가 지도자의 안보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낀다"고도 했다.

이어 "안보와 외교관이 투철하지 않으면 경제가 제대로 발전할 수 없다"면서 "아버지 27주기를 맞았는데, 그때도 투철한 안보 기반이 있었기에 경제 성장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과 길전식 전 공화당 사무총장 등 3공(共) 인사들이 행사장을 메웠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는 추도사에서 "안보 불안… 그런 사람들 말끔히 청소하고 우리 국민이 자유롭게 살면서 내일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사람을 내년에 (대통령으로) 선출해야 한다"며 "지금은 아무 소리도 안 하고 조용히 있지만 내년에 그런 위인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전국을 다니며 한 표라도 더 얻게 뒷받침하는 것을 조국에 대한 마지막 봉사로 삼겠다"고 말했다.

◆강연정치 재개=박 전 대표는 다음달 2일 서초포럼에서 북핵 관련 조찬 특강을 할 계획이다. 국감 일정이 마무리되는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서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그는 현재 전국 각 대학과 단체로부터 20여 개 이상의 강연 초청, 30여 개 이상의 언론매체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고 있다. 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국정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자신의 미래 비전을 밝힐 생각이라는 것이다.

최상연 기자

이명박 "대북 경협 북 정권만 도와줘"
독일 통일 주역들과 면담
"통일 더 멀어지게 할 수도"

독일을 방문중인 이명박(얼굴) 전 서울시장은 25일(현지시간) “향후 북한에 대한 지원과 경제협력의 초점은 김정일 위원장이 아닌 북한 주민들에게 맞춰져야 한다”며 “철저한 상호주의에 입각한 협력과 지원이 되도록 현재의 대북정책이 전면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로타어 데 메지에르 전 동독총리,헬무트 슈미트 전 서독총리 등 독일 통일 주역들과의 연쇄 면담에서 “이제까지의 대북정책은 북한 정권에겐 힘을 주면서도 북한 주민들은 아무런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인권개선 노력과 여행 자유·방송청취 자유 보장 등의 조건을 내걸고 상호주의로 이뤄진 과거 서독의 동독지원은 동독인들의 삶을 변화시켜 통일의 원동력이 됐다”며 “그러나 한국의 대북 경협은 북한 정권에만 도움을 주고 주민생활은 더 어려워졌다.통일을 앞당기는 게 아니라 통일을 더욱 멀어지게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1990년 통일 당시 동독의 총리였던 메지에르 전 총리는 “경제적 협력이나 지원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이 전시장의 상호주의 주장에 공감을 표시했다.그는 또 “대북 경제 지원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선 한국 정부가 북한에 직접 지원하기보다는 NGO(비정부기구)를 통하는 것이 좋겠다”며 “현금보다는 현물지원이 더 옳은 길”이라고 이 전시장에게 조언했다.

◆“포용정책 포기 않을 것”=슈미트 전 총리는 “북한에게 (일방적인)선물은 주지 마라”면서도 “그러나 언제든지 북한이 손을 내밀면 잡아 둘 준비를 하라”고 했다.그는 “지금까지의 포용정책은 실패해 왔지만 언젠가는 성공할지도 모른다”며 “내가 한국인이라면 포용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서승욱 기자

손학규 "노 정부 북핵에 총체적 무능"
서해 백령도 군부대 찾아
"북에 확고한 의지 보여야"

손학규(얼굴) 전 경기지사가 26일 서해 백령도 군부대를 찾았다. 북방한계선(NLL) 인접 지역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손 전 지사는 "북의 핵실험으로 국민이 불안해 하는 상황에서 최전방의 굳건한 안보 태세와 군 장병들의 결연한 자세를 확인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손 전 지사는 백령도로 향하는 배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거친 말을 쏟아냈다. 경기지사 시절 평양서 모내기를 하는 등 대북협력 사업에 노력했던 그는 "북한이 남한 국민 전체의 신의를 속였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핵실험 이후 현 정부의 대응을 어떻게 보나.

"이 정부의 총체적 무능이 드러났다. 노무현 대통령은 거의 시체.송장 같은 처지인데 짓밟아 뭐하겠느냐 하면서도 얘기를 하다 보면 부아가 난다."

-북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북핵 저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줘야 도발할 생각을 못한다. 핵 보유를 인정하는 순간 남한은 인질이 되고 북한에 조공을 바치는 신세가 될 수 있다."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에 대한 생각은.

"PSI는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며 한.미 공조를 위한 것이다. 지금 미국과 찌그러지는 소리가 매일 커진다."

-열린우리당 개성공단 '춤 파문'이 생겼다.

"정부와 여당이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했다.

"이 정부가 개판이지만 집권당이 군수 후보조차 내지 못한 사실은 말이 안 된다. 어쨌거나 노 대통령이 1년 반 가까이 우리나라를 책임져야 하는데…. (공천시비 속 한나라당이 패한) 경남 창녕 지원유세를 가보니 국회의원이 무소속을 지지하더라. 당도 아니다 싶었다."

백령도=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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