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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30대 사업가 근로대상 만들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무명의 한 젊은 사업가가 근로자들 자신이 하는 일과 일터에 자부심을 갖도록 함으로써 산업평화 분위기를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 1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근로대상을 제정, 18일 첫 시상식을 갖는다.
소규모 인쇄공장과 판지제작회사 등을 운영하고있는 김형연씨(36).
18일 오후 2시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있을 「제1회 모범근로자성공사례 발표대회 및 근로대상시상식」수상자는 그 동안 일선사업장과 노동단체의 추천으로 노동관련단체 인사가 심사해 선발한 근로대상 수상자 8명과 성공사례발표회 수상자 7명 등 15명이다.
김씨가 근로대상제를 구상한 것은 지난해 5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청년지도자연합회 회원인 김씨는 회원들과 함께 연합회 사업으로 독립운동 유적 조사차 중국에 갔다가 출근길 물밀 듯이 직장으로 몰려가는 근로자들을 보고 불현듯 심각한 노사분규를 겪고 있는 국내의 근로자들을 떠올렸다고 한다.
『우리 근로자들이 심한 욕구분출의 열병에 걸려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상대적인 박탈감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근로자들이 자신의 일과 일터에 자부심을 갖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했습니다.』
김씨는 귀국 후 연구 끝에 근로대상제도를 실시하기로 결심, 그해 9월이 사업을 추진할 「근로자 문화예술 교류회」를 설립했다.
이번 행사에 든 비용은 총 1억3천만원. 이중 1억원은 김씨가, 나머지는 후원자들이 부담했다.
시상내용은 금메달과 상금·상패. 또 수상자 전원을 10월 말 중국에 10박11일 동안 여행시킬 계획과 함께 수상자들의 얘기를 엮은 책 5만여권을 발행, 전국 사업장에 배포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충남 대천이 고향인 김씨는 경희대를 중퇴했으며 현재 규모가 작긴 하지만 인쇄업체인 미래문화사, 공업용 특수테이프제작업체인 현진화학, 판지제작사인 진성교역 등 3개 업체를 경영하고 있다. <이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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