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도 '골프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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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서 자본주의 스포츠의 대명사인 골프 붐이 일기 시작하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베트남에는 골프장이래야 남쪽에 6개 북쪽에 2개 모두 6개가 고작이었으나 지금은 11개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는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현재 베트남 곳곳에서는 골프장 공사가 한창이다. 이런 노력으로 올 연말이면 골프장이 16개로 늘어나고 내년이면 20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아시아프로골프협회(APGA) 집계에 따르면 동남아 지역 국가들의 골프장 수는 말레이시아 173개 인도네시아가 117개 태국이 109개 등이다. 베트남의 골프장이 얼마나 적은 숫자 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다.

최근들어 베트남에서는 골프장 건설붐이 일고있다. 특히 하노이 지역은 3년전만해도 킹스아일랜드골프클럽 하나밖에 없었으나 연말이면 6개로 늘어나고 내년에는 10개가 넘을 것으로 예상돼 일부에서는 일시적인 공급과잉 현상까지 우려하고 있을 정도다.

재미있는 것은 신설중인 골프장중 상당수가 한국인이 투자하는 골프장이다. 현재 운영 중이거나 내년까지 개장될 골프장 가운데 한국인이 투자한 곳은 하노이지역 3개 호찌민지역 3개 중부 다낭지역에 1개 등 모두 7개나 된다.

내년말까지 개장돼 운영되는 총 20여개의 골프장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7개가 한국인들의 투자처인 것이다.

연말에 베트남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고 나면 외국인 투자자본이 각 분야에 몰려오면서 골프장 투자는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 관광공사는 골프를 주요 관광상품으로 보고 골프붐 조성을 권장하고 있으며 내국인들의 골프붐도 일고 있어 주변국들을 따라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한국인들의 골프 관광이나 투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베트남관광공사의 팜뚜 부사장은 "지난해 베트남을 찾은 한국관광객은 30만명에 이르고 이들 중 30% 정도는 골프를 치러 온 사람 들"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베트남의 각 골프장의 내장객 분포는 한국인이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45%에 이르고 일본인이 25%였던 반면 베트남인은 10%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러한 분포도 조만간 바뀔 전망이다. 베트남의 부유층이 골프를 시작해 연습장을 메우고 있고 서서히 필드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병행해 펼쳐지는 최고경영자(CEO)정상회의의 공식 골프경기가 하노이 킹스아일랜드골프클럽에서 준비돼 있는 등 외교 및 비즈니스 모임으로 골프가 인기를 끌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큰 변화가 일고있는 것이다.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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