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 제구력 누가 더 예리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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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국시리즈 3차전은 선발투수 간 제구력 싸움에서 승패가 가려질 전망이다. 25일 대전구장으로 옮겨 치러지는 3차전에 삼성은 외국인 투수 팀 하리칼라(35)를, 한화는 최영필(32)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삼성에서 2년째 활약 중인 하리칼라는 정규시즌 23경기에서 12승7패, 평균 자책점 3.33으로 사실상 팀의 에이스였다. 그러나 한화와의 맞대결에선 별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두 게임에 선발 등판해 1승1패로 체면은 지켰지만 평균 자책점이 8.18로 부진했다. 특히 한화 강타자들에게 다섯 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그중 클리어와 김태균에게 2개씩의 홈런을 내줬다. 그러나 단기전에서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 5~6이닝만 던지면 된다는 자세로 마운드에 서기 때문이다.

하리칼라는 지난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1, 4차전에 선발로 나와 2승(평균 자책점 1.80)을 올리면서 삼성의 우승을 이끌었다. 컷 패스트볼, 체인지업 등 변화구가 날카롭고 제구력이 좋아 선동열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하리칼라에 맞서는 최영필은 정규시즌 30경기에서 중간 계투로 활약하며 2승3패11홀드의 성적을 남겼다. 삼성전에서는 4경기(4와 3분의 1이닝)에 등판해 16명의 타자만을 상대하면서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내줬다. 무실점으로 버텼다. 올해 선발로 마운드에 나선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 3차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또 플레이오프에서 구위가 좋지 않아 현대 타자들에게 난타당한 것도 불안한 요소다.

그러나 최영필은 지난해 SK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세 차례 등판해 1승1세이브를 올리며 한화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김인식 한화 감독이 팔꿈치가 아픈 송진우 대신 그를 선발로 내겠다고 한 것도 지난해의 기억이 남아 있어서일 것이다. 최영필은 변화구가 좋고, 낮게 떨어지는 공의 제구력도 괜찮은 편이다. 한편 이번 한국시리즈는 2차전까지 단 한 개의 홈런이 나왔다.

준플레이오프 3게임에서 8개, 플레이오프 4게임에서 7개의 홈런이 쏟아진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대구와 대전구장이 국내에서 가장 펜스가 짧아 홈런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1, 2차전에서 홈런이 줄어든 이유는 상대 중심타선을 철저히 경계했기 때문이다. 1차전에서 5개, 2차전에선 무려 9개의 볼넷이 나왔다. 특히 한화는 2차전에서 타격감각이 좋은 삼성 주포 심정수를 두 번씩이나 볼넷으로 걸러냈다. 상대 거포에게는 철저한 코너워크로 볼넷은 주더라도 큰 것 한방은 피하겠다는 의도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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