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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투구' 의혹 시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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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월드시리즈가 '부정투구'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23일(한국시간) 2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좌완 선발 케니 로저스(42)가 손에 송진을 묻히고 공을 던졌다는 의혹이다.

대부분의 미국 언론은 24일 로저스가 송진을 묻히고 부정투구를 했다고 보도했다. 주관 방송사인 FOX 스포츠의 인터넷 뉴스도 이날 이번 사건이 많은 선수가 연루된 스캔들로 비화할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1회 카메라에 포착됐던 로저스의 왼손 엄지와 손바닥 안쪽에 묻었던 황갈색 모양의 이물질(사진)은 2회에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로저스는 경기 후 "로진백의 송진가루와 흙이 묻어서 씻었다"고 해명했다.

투수들은 땀 때문에 손에서 공이 미끄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가루로 돼 있는 로진백을 사용한다. 그것도 과다하게 사용하거나 글러브에 묻히는 것은 주심에 의해 제지당한다. 끈적거리는 점액상태의 송진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히 규칙위반이다. 송진을 발라 공을 던지면 더 많은 회전을 걸 수 있어 변화구의 위력이 배가 되기 때문이다.

소나무와 잣나무에서 분비되는 송진은 굳으면 황갈색으로 변하는데 2차전 경기 때 TV 화면에 비추어진 로저스의 손바닥은 황갈색이었다.

FOX TV는 이날 디비전시리즈와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등 로저스가 등판했던 경기의 영상을 내보냈고 이와 유사한 일이 반복됐음을 지적해 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토니 라루사 감독이 "이물질을 묻힌 채 던졌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문제 삼지 않을 뜻을 밝혔지만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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