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라!논술테마] 영역별로 짚어보는 동북공정 - 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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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그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 지역이 중국 최대의 평원이자 중요한 농업 기지며, 수자원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잠재력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동북 지역의 광산 자원은 확인된 것만 84종이다. 석탄 매장량은 약 669억t이고, 원유 매장량은 중국 전체의 절반가량이다. 삼림 자원도 748억 평에 이르며, 연해 어장 면적은 자그마치 5만6426평방해리(1해리=1852m)다. 야생 동식물자원도 풍부해 가히 '녹색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자연 자원 덕에 동북 지역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1998년 말 현재 이 지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국의 10.4%, 공업 생산액은 9.3%, 경지 면적은 18.3%다. 목재 생산량은 26.2%이며 자동차(21.4%), 대두(14.3%), 철강(14.2%), 작업기계(8.1%) 비중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동북 지역은 중국 정부의 정책적 무관심 때문에 동남연해안의 다른 지역보다 발전 속도가 더뎠다.

그러던 것이 최근 동북 진흥 전략과 백두산공정에 힘입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전략의 하나로 중국은 두만강 하류의 훈춘 지역을 다롄과 함께 북방의 2대 관문으로 조성해 동북아 창구로 활용할 생각이다. 나아가 두만강 하구를 자유무역지대로 만들어 중남부연해 지역에 편중된 외자 기업을 유치하려고 한다. 내륙의 발전 창구로 삼으려는 것이다.

중국이 백두산을 녹색 상품화하려는 프로젝트도 사실은 두만강 하구를 러시아와 한반도를 잇는 동아시아의 '황금 삼각 지대'로 삼아 인적 교류와 물류의 통로로 키우려는 속셈을 반영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동북 지역을 장악하는 세력은 동아시아를 제압할 수 있는 힘과 전략적 요새를 확보할 수 있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만주사변, 한국전쟁이 잇따라 터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중국은 이제 강대국의 각축장이던 동북 지역을 21세기 동아시아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경제 중심지로 만들려 한다. 따라서 역사 왜곡만 놓고 일희일비할 게 아니다. 동북공정의 이면을 꿰뚫어보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박선영(포항공대 교수.인문사회학부)

☞생각 플러스:동북공정이 중국의 의도대로 추진될 경우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이 어떻게 바뀔지 서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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