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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사우디군 국경 집결/미 “이라크서 18개 사단 투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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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쿠웨이트사태 긴장 여전/이라크 쿠웨이트서 단계적 철수 시작/부시 철군 증거없다 침략제재 경고
【니코시아ㆍ쿠웨이트ㆍ바그다드 APㆍ로이터=연합】 쿠웨이트 침공 이라크군이 침공 3일만인 5일 단계적 철수를 시작하고 오는 7일 제2단계 철수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 가운데 다른 이라크군 대규모병력이 사우디아라비아 인접 남부유전지대로 이동하고 있어 쿠웨이트사태는 계속 긴장상태를 빚고 있다.
이라크군의 쿠웨이트철수는 쿠웨이트내 전투상황은 일단락된 것을 의미하지만 사우디가 이라크군의 침공가능성에 대비,군대를 국경지대로 출동시킴으로써 새로운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관계기사3,4면>
한 서방인 목격자는 이라크군이 철수와는 달리 대규모 탱크를 앞세우고 사우디와 인접한 국경부근의 유전지대로 남진하는 것을 보았다고 전했다.
이 목격자는 밤사이 대규모의 이라크 장갑차및 병력이 이동하는 것을 보았다고 말하고 이라크군 주요 병력배치는 지난 4일 이루어졌으며 대부분의 장갑차들은 유전시설이 위치한 남쪽으로 향하는 해변고속도로를 따라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레스 아스핀 미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은 5일 이라크가 쿠웨이트와 접한 사우디아라비아 국경에 새로 18개 사단을 투입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라크가 사우디를 침공할 경우 미국은 군사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날 TV인터뷰에서 최신 정보를 인용,『이라크가 새로 18개사단을 동원하여 이들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국경 방향인 남쪽으로 이동시키고 있으며 쿠웨이트를 점령한 이라크의 7개 사단은 현재 사우디 국경에 배치돼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에대응,이라크군 기갑부대가 포진하고 있는 쿠웨이트와의 국경선지역에 2백∼3백대의 전차를 배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5일 긴급 각의를 개최하고 파드왕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처하기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에 만족의 뜻을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사우디에서 돌아온 한 미국인 기술자는 사우디가 쿠웨이트와의 국경선지대에 2백∼3백대의 탱크를 배치했다면서 사우디북부 사막지대의 군사기지에서 일하던 미국 민간인 종업원 가족들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로 이동했으며 『모두 철수통고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군 총사령부 대변인은 5일 하룻동안 쿠웨이트에서 철수한 이라크군 병력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73대의 장갑차및 탱크,6대 트럭분의 소제스쿠드 지대지미사일과 2대의 트럭에 실린 대공미사일등이 철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라크의 관영 INA통신도 이라크군의 철수가 쿠웨이트 임시정부와의 협정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이같은 사실이 유엔 안보리에 통보됐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그러나 쿠웨이트의 주요 정부청사건물과 상업지구및 항구들을 완전 장악한 가운데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친이라크 쿠웨이트임시정부를 동원,이라크인을 지휘관으로 하는 8만명규모의 「인민군」을 조직하는 한편 사담 후세인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10만 병력의 11개 육군사단을 추가로 편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세인 요르단국왕은 5일 이라크군의 사우디국경 진출보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자신에게 이라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결코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후세인국왕은 이날 요르단 수도 암만으로부터 미국의 CBS방송 이브닝뉴스진행자 댄 레더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나는 후세인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침공할 의도가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나는 바로 이틀전 후세인대통령과 만났으며 그는 당시 이라크가 결코 사우디아라비아를 침입해 들어가지 않을 것임을 나에게 말해주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부시 미대통령은 이라크침공군의 철수주장을 입증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면서 이라크지도자들을 『국제사회의 무법자이자 배신자』라고 규탄하는 한편 쿠웨이트에 진주한 이라크군을 즉각 전면 철수시킬 것을 거듭 촉구했다.
부시 미대통령은 이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략이 용납되지 않을 것이며 여타 국가는 이라크가 쿠웨이트에 수립한 괴뢰정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대통령은 미국이 터키에 터키영토를 관통하는 이라크 송유관의 폐쇄를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터키를 포함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이라크를 경제적으로 고립시킬 조치를 공동으로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고 아랍국가들에 여타국가와 합류하여 이라크의 침략행위를 규탄하고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을 고립시키는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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