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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 줄 모르는 40대 "슈퍼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미국 프로 무대에서 40세가 넘은 나이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프로 복싱 헤비급 전 챔피언 조지 포먼(42)과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의 투수 놀런 라이언(43)은 불세출의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슈퍼스타들로 세계 스포츠계의 추앙을 받고 있다. 이들은 똑같이 1일 새로운 기록을 하나 추가, 찬란한 이정표를 계속 세워가고 있다. 포먼은 87년 링 복귀 후 23연승(22KO)을 올렸고 라이언은 통산 3백승 고지에 우뚝 섰다. 이 슈퍼맨들의 승전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세계스포츠계의 가장 흥미로운 관심거리의 하나가 되고 있다.

<프로야구 놀런 라이언(43)>사상 20번째 3백승 고지|시속 150km "텍사스 특급"
미국 프로야구의 탈 삼진왕 놀런 라이언(텍사스 레인저스)이 1일 벌어진 대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11-3으로 승리, 개인 통산 3백승 고지에 등극했다.
여섯 차례의 노히트 노런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43세의 노장 라이언은 이날 승리로 메이저리그 사상 20번째로 3백승 고지에 오르게 됐으며 평소 성실한 매너 등 업적으로 보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될 것이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명의 3백승 투수 중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는 게일로드 페리뿐이며 라이언이 사상 두 번째 선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언은 이날 올시즌 최다인 5만1천5백33명의 밀워키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발로 등판, 7과3분의2이닝동안 시속1백50km 안팎의 강속구로 8개의 삼진을 빼앗으며 시즌 11승째 (4패)를 마크했다.
완투승으로 3백승의 위업을 더욱 빛내려던 라이언은 이날 8회 말 2사후 올스타전의 MVP인 2루수 훌리오 프랭코가 연속 실책을 범한 후 2안타를 맞고 5-3으로 쫓기자 마운드를 안스버그에게 넘겼다.
프랭코는 9회초 6득점의 기폭제가 된 만루홈런을 뿜어 완투승을 놓친 라이언에게 보답했다.
라이언은 또 이날 자신이 보유한 탈삼진 최고기록을 5천2백19개로 늘렸으며 올 시즌 6연승을 기록, 휴스턴에서 84년 수립한 자신의 최고 연승 기록과 타이를 이루었다.
지난 66년 19세의 고졸 신인으로 뉴욕 메츠에 입단, 5년간 29승38패에 그쳐 빛을 못 보던 라이언은 72년 캘리포니아 에인절스로 이적하면서부터 최고시속 1백62·4km의 강속구가 살아나기 시작, 승률 5할대 이상을 마크하는 에이스가 됐다.
에인절스 소속으로 8년간 등판한 라이언은 일곱번의 시즌통산 탈 삼진왕에 오르면서 1백38승 1백21패를 기록했다.
지난 80년 연봉싸움으로 휴스턴 애스트로스 팀으로 옮긴 라이언은 88년 텍사스로 다시 팀을 바꿔 3백승을 기록할 때까지 모두 6백95번 선발로 등판, 25시즌 동안 통산 3백승 2백97패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경기장에는 라이언의 3백승을 축하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의 큰아들인 텍사스 레인저스의 부시2세 구단주를 비롯, 라이언의 가족 15명 등이 참관해 대기록 수립을 기립박수로 환호했다. <권오중 기자>

<프로복싱 조지 포먼(42)>10년만에 링 복귀 23연승|내년 타이틀 획득 집념
조지 포먼은 1일 낮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에서 벌어진 10회전 경기에서 캐나다 챔피언 역시 35세의 노장 겐 라쿠스타를 맞아 초반부터 가드위를 내려치는 등 몰아 붙인 끝에 한차례 다운을 뺏고 3회1분24초만에 KO승을 거뒀다. 이로써 포먼은 87년2월 10년만에 링에 복귀한 이래 경이의 23연승(22KO)을 기록했으며 통산 68승(64KO) 2패를 마크하게됐다.
지난 6월17일 브라질 챔피언 애딜슨 로드리게스를 2회 KO로 뉜 후 45일만에 링에 오른 포먼은 이날 여전히 엄청난 체중(1백18kg)에도 불구하고 몸놀림은 더욱 빨라져 어쩌면 내년 안에 타이틀 획득이란 기적을 연출해 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게 했다. 노령을 감추기 위해 머리를 박박 밀고 컴백한 포먼은 지난해만해도 움직임이 둔해 회의적이었으나 이날 경기에선 링에 상당히 적응이 되어 있었다.
WBC 4위·WBA 7위인 포먼은 금년 말 혹은 내년 초로 예정된 마이크 타이슨과의 결전에 앞서 앞으로 두 차례의 대전을 계획하고 있다.
이날 헤비급 대전료로는 아주 미미한 25만 달러(입장객에 따른 약간의 추가분제외)를 받은 포먼은 오는 9월22일 새 기구 WBO(세계복싱기구) 챔피언인 이탈리아의 프란세스크 다미아니와 10회전을 벌일 계획이다.
그러나 아프리카 케냐 나이로비발 AFP통신에 따르면 오는 10월20일 50만달러의 대전료를 받고 포먼은 이탈리아의 왈터 마세로니와 12회전을 가질 것이라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또 영국 프러모터들은 9월에 영국 챔피언 게러 베이슨과 경기를 갖자고 제의하는 등 포먼의 인기는 계속 솟구치고 있다. 최근 미국의 한 TV방송사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헤비급 경기로 가장보고 싶은 것은 마크 타이슨-포먼전이 45%로 타이슨-챔피언 제임스 더글러스 전(40%)을 능가하는 것을 보아도 포먼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기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전도사 포먼이 다른 복서들보다 경기를 자주 갖는 것은 올해 말이나 내년초로 예정된 타이슨과의 한판승부를 앞두고 빨리 링에 적응되기 위한 것 외에 돈이 급하게 필요해진 때문이라는 얘기다. 휴스턴에서 불량소년들을 위한 청소년 센터를 운영하고있는 포먼은 그동안 벌어놓은 돈을 다 써버려 운영자금이 부족해진 것이다.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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